<미러마스크> Mirror Mask
데이브 매킨/ 영국, 미국/ 2005년/ 112분/ 패밀리 판타
‘패밀리 판타’ 부문에 걸맞게 가족극으로나 판타지로나 손색없는 완성도를 즐길 수 있다. <네버 엔딩 스토리>와 같이 도대체 끝나지 않을 것처럼 꼬리에 꼬리를 문 이야기의 연쇄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전후좌우를 예측하기 어려운 캐릭터와 사건의 연속이 벌어지리라 상상 가능하다면, 일종의 콜라주 기법으로 판타지를 흘려 가는 솜씨는 상상 이상이다.
아빠와 엄마가 경영하는 서커스단의 일원인 15살 소녀 헬레나는 되풀이되는 저글링도 싫고 우스꽝스런 분장도 지겨우며 무엇보다 떠돌이 생활이 싫다. 게으름을 피우다 엄마와 심하게 다툰 그날, 엄마가 쓰러진다. 서커스가 중단되고 아빠는 생활고에 쫓기기 시작한 단원들의 항의로 궁지에 몰리는데 설상가상 엄마가 미래를 기약하지 않는 큰 수술을 받게 된다. 헬레나는 죄책감 때문인지 꿈 아닌 꿈속으로 빠져드는데, 처음엔 그곳이 자기처럼 서커스를 즐기는 친구들의 나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검은 그림자를 뿜어내는 마의 여왕이 잠에서 깨어날 줄 모르는 백색 여왕의 나라를 점령하기 직전이다. 백색 여왕을 깨어나게 하려면 미러마스크를 찾아야 한다. 마스크 쓴 인간들, 사람 얼굴과 개 몸통의 스핑크스들 등이 헬레나의 모험길을 흥미진진하게 돋우다 보니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처럼 끼어 있는 현실세계 이야기는 사족 혹은 핑계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