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Kaw
셸든 윌슨/ 캐나다/ 2006년/ 89분/ 월드판타스틱 시네마
7월18일 심야상영에는 ‘동물습격’(<폴트리가이스트>와 <블랙쉽> <새>)이라는 귀여운 이름이 붙어 있다. 앞의 두편은 동물이라기보다는 괴물들의 습격을 다룬 악동들의 괴작이고, 캐나다 감독 셸든 윌슨의 <새>야말로 고전적인 동물습격 호러영화의 관습에 딱 대입되는 작품일 것이다. 이름부터 따분한 미국 중부의 시골 마을 미들타운에 갑작스레 까마귀들이 날아들어 동네 주민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경찰서장 웨인은 까마귀의 공격에 대한 보고를 받고는 이리저리 희생자들을 살펴보고 다니고, 웨인의 아내는 이 모든 난동의 뒤편에 아미쉬 교인들의 ‘저주’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여기게 된다. <새>는 히치콕의 <새>에 대한 명백한 오마주이며, 특히 까마귀들을 잡기 위해 식당 옆 주유소를 폭발시키는 장면은 히치콕의 원전에 경배를 바치는 거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히치콕 같은 대가의 풍요로운 텍스트를 기대해서는 안 되고 별로 기대할 필요도 없다. 셸든 윌슨은 저예산(티가 팍팍 나는) 특수효과와 인형, 실제 까마귀들과 스쿨버스, 옥수수밭 등의 지형을 이용해 장르적인 재미만을 열심히 들고판다. 솔직히 긴장감은 좀 떨어지고 몇몇 부분에서 실소가 피식피식 새어나긴 하지만, 광우병 걸린 까마귀 떼의 조직적인 공격은 마냥 신나게 즐길 만하다. 살이 포동포동 찐 바이러스 덩어리 비둘기라면 좀더 무서웠을 테지만.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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