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넌 누구냐
2007-07-17
글 : 정재혁
1월18일 개봉예정인 J. J. 에이브럼스 제작의 <클로버필드>, 극장예고편만으로 큰 화제 모아

갑자기 나타난 예고편 하나가 <트랜스포머>의 기세를 눌렀다. 7월 첫쨋주 주말 미국 극장가에서 <트랜스포머> 상영 전 공개된 <클로버필드>의 예고편이 많은 네티즌을 놀라게 했다. 한 아파트에 수십명의 젊은이들이 파티를 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예고편은 갑자기 들려오는 괴물의 음성과 지진으로 패닉상태가 된 도심의 거리를 보여준다. 파티를 하던 사람들은 일제히 거리로 뛰쳐나가고 카메라는 맨해튼쪽에서 일어나는 폭발을 보여준다. 불덩이가 날아들고 자유의 여신상의 상반신이 토막나 거리를 뒹군다. 주기적으로 들리는 괴물의 울음소리와 빠르게 편집된 화면이 긴박함을 느끼게 한다. 핸드헬드로 촬영된 이 영상은 흔들리는 화면과 암전을 통해 순식간에 혼란에 빠진 뉴욕 시민들의 모습을 잡아낸다.

<클로버필드> 프로젝트의 트레일러 (출처: apple.com)

‘J. J. 에이브럼스 제작’과 ‘2008년 1월18일 개봉’이란 자막만이 제시되는 이 예고편은 배드로봇 회사에서 제작하고 파라마운트 픽처스가 배급하는 영화. 극장의 스크린을 캠코더로 담은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많은 네티즌이 이 영화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내기에 몰두하고 있다. 수백명의 네티즌이 영화의 공식 홈페이지인 www.1-18-08.com을 방문했고, 이 사이트와 관련있어 보이는 두개의 사이트 www.ethanhaaswasright.com과 www.ethanhaaswaswrong.com에선 영화에 대한 질문으로 이뤄진 퍼즐 게임이 올라와 있다. 배드로봇에서도 영화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은 ‘클로버필드’라는 제목도 가제이며, <로스트> <앨리어스>에서 J. J. 에이브럼스와 함께 작업했던 드루 고다르가 각본을, 역시 <펠리시티>에서 J. J. 에이브럼스와 함께 일한 맷 리브스가 연출을 한다는 사실 정도다. 네티즌은 흔들리는 영상이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와 비슷하다며, 이 영화를 아마 “<아마겟돈>이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를 만난 경우”라고 추측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로스트>의 스핀오프나 <고질라>의 리메이크, 호러 소설의 대가 H. P. 러브크래프트의 원작을 영화화한 프로젝트일 거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몇몇 네티즌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리메이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3천만달러의 제작비가 소요된 이 영화는 캐스팅 과정도 비밀리에 진행됐다. 영화에 출연하기로 결정된 한 배우의 에이전시는 “영화의 대한 정보를 전혀 받지 못했다. 단지 영화에 출연할 거냐, 말거냐는 질문만이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확정된 캐스팅도 주로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 위주다. TV시리즈 <블랙 도넬리>의 마이클 슈탈 데이비드, 영화 <슈퍼크로스>의 마이크 보겔, 오덴 자스민과 리지 캐플란 등이 출연배우 목록에 올라 있다.

미국의 대부분 언론들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A.I> 이후 영화의 예고편이 이렇게 많은 화제를 낳은 것은 처음이라며 J. J. 에이브럼스의 새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를 표하고 있다. 입소문 마케팅도 이제는 블록버스터급이 되는 걸까. 할리우드는 지금 놀라운 예고편 하나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