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공포라기 보다는 미스테리이다. 영화의 장르가 미스테리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심지어 흥행까지 하게 되었는지 미스테리라는 것이다. 사실 '가족'이니 '상속'이니 하는 말 자체가 무척 공포스럽기 때문에 이야기를 조금만 설득력 있게 풀었어도 재미있었을 것이다. 거기다 재물을 쌓기 위해 미신의 힘을 빌어 남을 해하고, 나아가 가족 구성원 내부에 핍박을 가한 것에 원한이 맺혔다는 모티브는 꽤 매력적이다. 그러나 영화는 정작 무서워야 할 과거 장면은 그냥 말로 때우고, 공들여 반복하는 현재의 장면들은 실소를 금치 못하게 찍었다. 게다가 곱씹어 생각해 보면 과거 사건이라는 것도 불과 20년전에 일어난 사건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치 고답적이고 (우리나라의 <4인용 식탁>과 비교해보라!), 현재 인물들의 관계나 행동들도 비현실적이다. 대만이 한국사회와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고 믿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의 대만흥행기록은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황진미/영화평론가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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