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입 안이 찝찝할 만큼 기묘한 작품 <마츠가네 난사사건>
2007-07-17
글 : 강병진

<마츠가네 난사사건> The Matsugane Postshot Affair
야마시타 노부히로/ 일본/ 2007년/ 112분/ 부천 초이스
<린다 린다 린다>를 연출한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신작. 사방에 놓인 순간들을 드문드문 엮어놓는 감성은 여전하지만 입 안이 찝찝할 만큼 기묘한 작품이다. 코타루와 히카루는 닮은 곳 하나없는 쌍둥이 형제다. 영화는 경찰인 코타루의 시선에서 겉보이게는 평온한 마을인 마츠가네의 이면을 바라본다. 코타루에게 마츠가네는 무력한 도시다. 사건은 없고 아버지는 집을 나가 이발소 주인과 살림을 차린 지 오래고, 닮은 곳 하나 없는 쌍둥이 형제 히카루는 동네의 구박덩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마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두 남녀가 들어오면서, 마츠가네는 온갖 이상한 사건들에 휘말리기 시작한다.

매우 정적인 마을 소동극인 <마츠가네 난사사건>의 주된 정서는 ‘조짐’이다. 주인공 코타루의 말처럼 마츠가네는 “어쩌면 뭔가 일어날지 모를” 기운들로 가득하다. 한 여자의 시체가 발견되는 것으로 시작해서 금괴를 둘러싼 소동이 일어나며 동네의 한 처녀는 아버지를 알 수 없는 아이를 임신한다. 영화는 마을의 이곳저곳을 잰걸음으로 종횡무진하면서 일상의 비틀어진 정서를 드러낸다. 서로 아끼면서도 너무 다른 탓에 화해할 수 없는 형제의 골은 깊어지고, 아버지를 향한 증오의 마음은 더욱 거세진다. 영화는 이런 마을을 바라보는 코타루의 심정을 느긋하게 뒤틀어 간다. 만약 관객이 영화에서 원인 모를 답답함을 느낀다면, 언뜻 지루해 보이기도 하면서 뜻모를 웃음을 짓게 하고 원인 모를 낯섦을 느끼게 만드는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연출 때문일 것이다. 그나마 곪을 대로 곪아버린 마을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는 코타루의 행동마저 소심하게 보일 정도다. <린다 린다 린다>를 사랑했던 관객이라면 야마시타의 감성이 어떤 용도로도 쓰이는지 알 수 있을 영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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