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인도네시아에서 날아온 누아르스릴러 <비밀>
2007-07-19
글 : 강병진

<비밀> Kala
조코 안와르/ 인도네시아/ 2007년/ 102분/ 폐막작
인도네시아에서 날아온 누아르스릴러. 인도네시아의 신성으로 불리는 조코 안와르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이번 부천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으로 해외에 소개된다. 기자인 자누스의 삶은 여러 요구에 직면해 있다. 아내는 이혼을 요구하고 회사는 퇴직을 조장하고 기면증에 걸린 그의 신체는 잠을 재촉한다. 어느 날 대규모 방화사건으로 죽은 피해자의 아내를 취재하던 자누스는 사건의 비밀을 밝혀줄 정체불명의 단서를 입수한다. 하지만 단서와 관련된 주변 사람들이 저마다 끔찍한 수법으로 살해되면서 자누스는 예상보다 더 거대한 비밀이 방화사건의 배경에 있음을 알게 된다.

<비밀>은 점점 거대해지는 사건의 음모를 뒤쫓으며 현 인도네시아 사회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을 내비친다. “모두가 살인자일 수 있다”고 말하는 극중 에로스의 대사처럼 정치상황과 맞물려 혼란에 빠진 사람들은 모두 이기적이고, 도시에는 온갖 범죄들이 출몰한다. 뿐만 아니라 <비밀>은 정치적인 비판을 인도네시아의 전설에 빗대어 묘사하기도 한다. 새로운 구국영웅의 출현을 예견하는 영화 속의 전설은 사건의 비밀을 밝혀줄 열쇠인 한편, 사회에서 희망을 보지 못한 감독의 절망일 것이다. 이야기의 매듭은 다소 헐겁지만, 매끄러운 완성도와 스타일은 6억원이란 저예산으로 구현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국적과 장르의 만남이 낯설어도 그런 선입견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감상의 중요한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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