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괴수영화는 할리우드와 일본의 독점적 장르물이지만, 이제 그 목록에 한국을 포함시켜도 좋을 정도가 되었다. <디-워>가 보여준 기술적 성취는 괴수물의 본고장 일본을 넘어선다. 영구아트는 매번 영화가 나올때마다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다. 이무기가 도심에서 벌이는 파괴 행위와, 여의주를 두고 두 마리의 이무기가 벌이는 박진감 넘치는 배틀은, 그 어떤 거대괴수영화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장관이다.
하지만 이야기와 극적 구성은 여전히 빈틈이 넘친다. 매끄럽지 못하고 어색한 상황 설정들이 아쉬움을 남긴다. <디-워>는 상업영화에서 좀처럼 느끼기 힘든 우직할 정도로 장르 영화에 대한 순수한 애정과 열정이 느껴지는 영화다. 그것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다. 다음 작품에서는 좀 더 대중적 흡인력을 지닌 이야기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괴수영화의 으뜸은 뭐니해도 비주얼이 중요하지만, 거기에 어울리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뒷받침이 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여하튼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는 <디-워>는 거대괴수 장르 팬들에게 확실한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론 <용왕삼태자>이후 드래곤이 펼치는 장대한 액션은 너무도 오랜만이다. 더불어 심형래 감독에게 바라는 것은, 긴 시간을 두고 영화를 하기 보다는 짧은 시간에 다양한 몬스터 영화를 만들면서 경험을 축적하고 나아가 확고한 자기 위치와 색깔을 만들어갔으면 한다. 모자란 부분도 많지만, 그 만큼의 뚜렷한 장점도 많은 <디-워>를 보면 훗날 충무로에서 몬스터영화의 장인이 탄생하는것도 결코 꿈은 아니다.
김종철/ 익스트림무비(extmovie.com)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