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7월 23일 오후 2시
장소 코엑스 메가박스
이 영화
LA 도심 한복판에서 의문의 대형 참사가 벌어진다. 사건을 취재하던 CGNN의 방송기자 이든(제이슨 베어)은 현장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비늘을 보고 회상에 잠겨든다. 어린 시절 골동품 가게의 주인 잭(로버트 포스터)으로부터 옛 한국의 전설을 들었던 그는 그 비늘이 바로 이무기의 것임을 직감한다. 이무기가 용으로 승천하기 위해서는 여의주를 지닌 처녀를 제물로 삼아야 하는데, 과거 승천에 실패했던 이무기가 다시 그 제물을 찾아 LA에 나타난 것이다. 그리하여 이든은 호위무사가 되어 여의주를 지닌 신비의 여인 세라(아만다 브룩스)를 찾아내 보호한다. 한편, 전설의 재현을 꿈꾸는 악한 이무기 ‘부라퀴’의 추종세력들 역시 LA로 몰려든다. 이제 그들은 세라를 찾기 위해 LA 도심을 무대로 거대한 전쟁을 벌이게 된다.
말말말
“이무기는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좋은 콘텐츠다.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위해 이무기를 선과 악의 진영으로 나눠 서양인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로 만들었다. 하지만 너무 한국적인 것만을 강조할 수는 없기에 전세계 관객들을 겨냥해 유럽풍의 군대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또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PG-13 등급(13세 미만은 보호자 동반 요망)을 받는 것이 목표였다.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으면 아예 ‘아동용’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무모한 길로 간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고생도 많이 했다. '된다'는 확신이 없었으면 못 했을 것이다. 미국에서 개봉관 1천700개를 확보했고 잘하면 2천 개가 될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겨울방학 기간 500개 관으로 개봉하기로 했다. 100%로 우리 기술로 만든 영화라는 자부심이 있다.
심형래 감독
100자 평
기술적 문제로 주로 야간 전투신이 많았던 <용가리>(1999)와 비교하자면, 대낮의 LA 도심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디워>의 시각적 성취는 한국영화로서는 분명 ‘첨단’에 자리해있다. 하지만 <용가리>보다 진일보했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기에는 부족하다. 이후 ‘심형래의 7년’동안 할리우드 테크놀로지가 정체돼 있었다면 그 격차가 대폭 줄어들었겠지만, 이후 ‘할리우드의 7년’ 역시 그보다 더한 속도로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이다. 지나친 기술경쟁에 대한 집착으로 구성 자체가 허술한 것은 오히려 <용가리>로부터 그다지 벗어나지 못했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그 많은 제작비가 어디로 숨었을 지 의심스럽던 <용가리>와 달리 <디 워>는 돈 들인 구석이 눈에 보이는 영화다. CG로 구현해낸 이무기의 질감과 시가지에서 펼쳐지는 전투신들은 6년이란 시간과 300억이란 제작비(배급사가 발표한 것에 따르면)의 용처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돈의 일부분을 능력있는 작가에게 투자했으면 어땠을 까. 물론 이무기들의 싸움이 조금은 눈에 거슬렸겠지만,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심형래 감독의 편지는 더욱 감동적이었을 텐데.
강병진 씨네21 기자
'<트랜스포머> 이후'라는 시대에 <디워>의 기술력은 "장하다"이지 "훌륭하다"가 아니다. 그러나 "장하다"는 표현도 단순히 기술력으로만 한정해서 보자니 그렇다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구성에 아무런 개연성과 매력이 없다보니 이무기가 떼로 몰려와서 LA를 파괴하는 장면도 게임 신작 오프닝을 보는 정도로만 재미있다. 거드름떠는 영화기자의 입장이 아니라 싸구려 B급 영화의 엇나가는 재미에 호들갑을 떨 준비가 되어있는 장르팬의 입장으로 말하자면, 300억짜리 이무기 영화 한편이 아니라 30억짜리 장르영화 10편을 10년동안 꾸준히 보기를 원한다. 아니, 원했다.
김도훈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