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외신기자클럽] 타이영화 리메이크 성공시대
2007-08-16
글 : 스티븐 크레민 (스크린 인터내셔널 기자)
<샴> <셔터> 등 한국, 미국 등에서 리메이크 판권 판매에 호조 보이는 타이영화들
<샴>

공포영화 <샴>은 타이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3월 말 개봉해서 자국 박스오피스에서 약 3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이 영화가 현재 한국에서 350만달러를 넘어서는 성공을 보이면서 타이에서의 성공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또한 대만에서도 개봉했는데, 미야자키 고로의 애니메이션 <게드전기: 어스시의 전설>를 근소하게 앞서며 지금까지 올해 개봉한 아시아영화 중 가장 큰 성공적인 것이 됐다.

<샴>은 자신의 여동생 플로이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피하기 위해 남자친구 위와 함께 한국으로 이사온 30대의 핌을 그린 이야기이다. 핌과 플로이는 10대 때까지 연결된 이중체 쌍둥이였다가 당시 핌이 위와 사랑에 빠지면서 분리를 요구했던 것이다. 병든 어머니를 만나러 방콕으로 돌아오면서 핌은 죽은 여동생의 유령을 보기 시작하고 이는 그녀를 미치기 직전으로 몰고 간다.

<샴>의 공동감독인 팍품 웡품과 반종 피산타나쿤은 2004년 타이 최고의 히트작이었던 <셔터>를 함께 만들었다. <샴>처럼 <셔터>도 한 단어의 제목, 장르, 유라시안 스타를 차용하고 있다. 그러나 <셔터>가 일본 공포영화에서 영감과 그 도상적 이미지를 가져온 반면 <샴>은 최근의 한국 공포영화에 더 큰 빚을 지고 있다.

<샴>의 리메이크 판권은 칸영화제 이후 북미의 신생사인 24프레임스에 팔렸다. <셔터>의 영어로 된 리메이크는 올해 일본 공포영화 전문가인 오치아이 마사유키의 연출로 도쿄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또한 최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심리스릴러 <13>은 와인스타인사가 미국 리메이크 판권 옵션을 잡았다.

좋은 책은 나쁜 영화로 만들어지는 한편 나쁜 책은 좋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공식이 있다. 이 이론은 영화 리메이크에도 적용될 수 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엽기적인 그녀>를 비롯한 창의적이고 영향력있는 한국영화를 재해석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똑똑한 사람들은, 두 시간째 가게 되면 시들해지는 영화들, 또는 고전이 될 수도 있었으나 제작자의 잘못된 결정으로 관객이 짜증내며 극장 밖으로 나오는 영화들 옵션에 돈을 걸지도 모른다.

한국의 케이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타이의 공포영화 <사령: 리케의 저주>와 로맨틱코미디 <미, 마이셀프> 두편의 리메이크 판권을 샀다. 둘 다 오리지널 형태로는 진정한 가능성을 발휘하지 못한 하이 컨셉 영화였기 때문에 분별력있는 구매였다. 방향이 일찍 드러나는 <샴> <13>과는 달리 <사령…>과 <미, 마이셀프>는 완전히 예기치 못한 반전이 중간지점에서 신나게 드러나는 영화들이다.

<사령…>과 <미, 마이셀프>가 흥미로운 것은 그 영화들이 타이 영화업계에서 별로 존경받지 못한 RS필름과 모노필름에서 제작됐다는 것이다. 2004년에 설립된 모노필름은 이미 두편의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즉 액션영화 <타이거 블레이드>와 틴에이저 섹스코미디 <더 기그>로 떠오르고 있다. 후자는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타이 코미디보다는 좀더 성숙한 스타일의 영화로, <색즉시공3>의 제작자에게 수완 좋은 리메이크 옵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시아의 다른 업계에게 타이 공포영화의 국제적인 시장성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13>의 대만 배급사는 <사령…>의 주연 여배우 피차나르트 사카콘이 주연한 <Fatality>를 타이의 라이트 비욘드사와 함께 공동제작했다. 이 영화는 하이 컨셉 이야기로 두 영화업계간 관계의 유사점을 끌어낼 수도 있다. 이야기인 즉, 타이베이의 한 성공하지 못한 남자가 심지어 자살시도에도 실패해놓고 코마에서 깨어나보니 방콕의 성공적인 직업과 아름다운 아내를 가진 한 남자의 건강한 몸 안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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