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폭격이 한창일 때, 영국에 살던 파키스탄계 청년 네명은 오랫만에 고향인 파키스탄에 왔다가 충동적으로 아프가니스탄 국경을 넘었다. 건너가는 것은 쉬웠지만 그곳은 이미 '전쟁터'였다. 영화는 그들이 겪은 힘겨운 여정을 따라가며 관객들을 척박한 아프가니스탄 사막 한복판으로 데려간다. (이미 한국과 무관하지 않은 풍경인지라 화면 곳곳이 명징하게 다가온다) 영화는 탈레반의 공포스러움이나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아니 그 이후가 진짜 보여주고자 하는 바이다. 그들이 우여곡절 끝에 미군의 포로가 되고, 쿠바에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로 끌려가는 것 부터가 본 게임의 시작이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과연 '감옥의 역사'를 새로 쓸만큼 독창적인(?) 감옥이다. 감독 역시 그런 곳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할 만큼, 관타나모 수용소는 구조는 물론 운영방식 또한 상식을 초월한다. 에필로그와 마지막 자막까지 다 읽고 나면, 미국이 그리고 21세기가 정말 새롭게 보인다. 이런 영화를 TV에서 해줄리 만무하기 때문에, 진실을 알기 위해선 영화관으로 와야한다.
황진미/ 영화평론가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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