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재훈과 염정아가 주연하고, 여러명의 카메오가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뭐 이렇게 요약되겠다. 로맨틱 부분은 허술하지만 코미디 부분은 강력하다. 다시말해 인물들의 감정선이나 갈등의 전개가 자주 튀고 산만하며 납득되지 않는 것이 단점이지만, 그래도 자주 큰 웃음을 선사한다는 것은 장점이다. 두 주연배우의 연기가 자연스럽고 카메오의 배치도 괜찮은 편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이해할 수 없는 한가지. 염정아의 연하의 남자는 사랑일 수 있지만, 탁재훈의 편집장은 완전히 성희롱 아닌가? 둘을 같은 선상에 놓고 생각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인데, 영화에선 그 점을 얼머무리고 넘어간다. 직장과 사회에서 만나는 여성을 여전히 사적(私的)인 존재로 이해하는 통에, 남자들은 성희롱을 해대면서도 그것이 성희롱인지 모를 뿐 아니라, 성희롱을 당하면서도 그것이 성희롱인지 모른다. 이 영화를 통해 이제 털털한 여자에게 충분히 매력을 느끼고, 성공한 여자들에겐 공포심을 느끼는 이시대 남자들의 위축된 무의식을 읽어도 되는 걸까
황진미/영화평론가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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