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시기 전 휴대폰은 진동으로… 아니, 그냥 꺼주세요~! 휴대폰이 영화 불법복제의 새로운 주자로 떠오르면서 할리우드가 두통을 앓고 있다. 지난 7월 <심슨가족, 더 무비>가 개봉한 뒤 3일이 채 지나지 않아 휴대폰 촬영본이 온라인에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빗 토렌트> <파이럿 베이> 등 인터넷 다운로드 사이트에는 휴대폰 불법촬영 동영상들이 속속들이 업로드되고 있다. 지금까지 주로 캠코더를 이용해 이루어져온 불법촬영이 휴대폰으로 둥지를 옮긴 데에는 이른바 “첩보”가 가능하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우선 극장에 입장할 때 의심을 받지 않고, 크기가 작은 만큼 남들 눈에 띄지 않게 도촬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미국영화연합(MPAA)의 대변인 엘리자베스 칼트먼은 “기술이 점차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이 캠코더 이상의 다른 기기들을 사용하고 있다”며 “특히 휴대폰의 배터리와 메모리 기능이 향상되면서 도촬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우리는 앞으로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워너브러더스는 얼마 전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의 시사회 초대장을 발송하면서 “휴대폰은 극장에 절대 가지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꼭 차 안에 두고 입장해주세요”라는 문구를 새겨넣기도 했다. 그러나 휴대폰 촬영본은 화질과 사운드가 열악한 탓에 다운로드족에게 환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하나의 치명적인 약점은 촬영을 하던 이가 영화를 보며 웃을 때마다 영상이 함께 흔들린다는 점. <심슨가족, 더 무비> 폰촬이 등장한 한 다운로드 사이트에는 “이런 쓰레기를 대체 왜 촬영하나”, “농담이 하나 나올 때마다 이 멍청이가 하도 웃어대서 볼 수가 없다” 등 악플이 난무하고 있다. 극한의 마인드 컨트롤이 가능하거나 도촬에 대단한 사명감을 갖고 계신 분이 아니라면, 휴대폰은 얌전히 넣어두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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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촬영 영화 불법복제 등장, <심슨가족, 더 무비>는 개봉 3일도 안 돼 촬영본 돌아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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