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준익] “난 메이저 숭배 안 해, 메이저는 조롱의 대상일 뿐이야”
2007-09-12
글 : 장미
사진 : 오계옥
<즐거운 인생> 이준익 감독

영화사 아침에 있는 이준익 감독의 사무실에서 “막 한강을 건넜다”는 그를 기다리면서, 그날 하루만도 인터뷰가 다섯개나 잡혀 있던 그와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깨달은 사소한 사실 몇 가지. 사무실 책장에 꽂혀 있던 그리 많지 않은 책들 중에 <우리말 상소리 사전>이라는 제목이 유독 튀더라는 것. 나이치곤 날씬한 몸매를 지닌 그는 매끈한 던힐 슬림 담배를 피운다는 것. 사진기자가 시키는 대로 선선히 포즈를 취하는 그는 자신이 ‘포토제닉’하다고 믿고 있다는 것. “말이 되는 걸 말이 안 되게 만드는 감독이 있어. 반면 말이 안 되는 걸 가지고 말이 되게 만드는 감독도 있지. 나는 후자야”라고 자신있게 토로하는 이준익 감독이야 가느다란 힌트 하나로 그럴싸한 이야기 몇개는 뽑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거칠게 추측건대, 그는 언변이 끝내주고 멋을 알며 자신이 매력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다. 고개 숙인 40대 남자와는 거리가 먼 듯한 이준익 감독이 또래 남자들이 등장하는 영화 <즐거운 인생>을 추석 선물로 들고 왔다. 전작에서 주목했던 인물들을 떠올리면 일관성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삶에 찌든 남자들이 20대에 품었던 음악의 열정을 되살린다는, 이준익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말이 안 되는 영화”란다. 게다가 개봉 준비하랴, 취재 응하랴 정신없을 것 같은 그가 벌써 차기작 <님은 먼 곳에>를 준비 중이다.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에 타이 로케이션까지 걸친 만만치 않은 프로젝트다. 그러니 호기심이 일 수밖에. 말이 안 되는 소재를 말이 되게 밀어붙이는, 혹은 몸이 두개라도 되는 양 끊임없이 일을 벌이는 비결은 대체 무얼까. 인터뷰를 좀더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대부분이 설득하듯, 가끔씩은 타이르고 협박하듯 열정적으로 답한 이준익 감독의 말투를 고스란히 살리려고 애썼다.

-<라디오 스타>를 보면서 “울었다”고 했는데 <즐거운 인생>는 어땠는지.
=눈물이 흐르더라고. 뻑뻑해. 끝나고 나니까 이렇게 자국이 생겼데.

-어떤 감상이 들었기에.
=모든 눈물은 자기 설움이에요. 영화를 핑계로 자기 안에 있는 잠재된 서러움이 올라오는 거지. 남의 슬픔이 어떻게 자기 눈물의 이유가 될 수 있겠어?

-배우의 장점을 발굴하고 부각시키는 힘이 있다. <즐거운 인생>에선 장근석이 빛을 발하던데.
=장근석, 김상호가 그랬지.

-캐스팅은 어떻게 했나.
=정(승혜) 대표가 해주는 대로 하지. 우린 다 같이 만들잖아. 상업영화를 어떻게 혼자 만들어. 상업영화는 보편적인 정서를 얼마나 더 쉽게 전달하느냐에 목표를 두고 있어. 예술적인 욕심보다 대중영화의 성실함이나 보편성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해.

-네 배우 모두 그렇게 캐스팅했나.
=그럼. 심지어 <타짜>도 안 보고 김윤석을 캐스팅했는걸. 나, 배우들의 전작 잘 안 봐. (<님은 먼 곳에>에 출연할) 수애도 <가족> 하나만 봤어.

-전작에서 마이너리티를 설득력있고 사랑스럽게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삶에 지치고 주눅든 40대 남자들도 비슷한 소재인 것 같은데.
=어, 난 대한민국에 사는 90%가 그렇다고 봐. 마이너리티를 직역하면 소수자라고. 메이저리티가 몇명이라고 봐? 우리나라에서 메이저리티가 몇명일 것 같아, 자기는?

-글쎄. 어떤 사람을 메이저라고 부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그치, 메이저리티는 사회적 기준에서 상위 계층에 있는 사람들이야. 군대에서도 장교를 메이저라고 하지. 그럼 장교가 많아, 사병이 많아? 당연히 사병이 많지. 단어나 용어에 대한 정확성이 굉장히 필요해요. 단어를 오독해서 큰 오류를 범하거든. 그건 진짜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 대한민국에 주류가 몇 %라고 생각해? 많아야 10%야. <씨네21>의 사장이 몇명이야? 간부가 몇명이야? <한겨레> 다 통틀어서 몇 %라고 봐? 10%야. 그 이상이면 성립이 안 돼. 그럼 메이저는 대한민국 5천만명 중에 500만명밖에 안 된다는 말이야. 그럼 4500만명이 남잖아. 거시기, 광대, 한물간 가수, 그가 영월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 <즐거운 인생>의 주인공과 그 주변의 관중, 그거 다 마이너리티 아냐? 그래서 마이너가 휠씬 더 많은 가치를 부여받아야 한다고. 소수의 성공한 사람을 선례로 살면 그 열패감은 어떻게 감당할 거야? 나는 메이저를 숭배 안 해. 메이저는 조롱의 대상일 뿐이야.

-인터뷰 중에 루저란 단어를 사용하니까 굉장히 싫어하더라.
=루저, 정말 짜증나지. 루저는 개뿔이. 대한민국 인구 중 4500만명이 루저란 말 아니야. 정말 이상해 죽겠어. 그 얘기 들으면 신경질이 나.

-<즐거운 인생>은 “최석환 작가와 3일 동안 방바닥을 뒹굴면서 생각해낸 기획”이라고 들었다.
=<매혹>이라는 시나리오를 썼는데 투자사에서 이 영화는 세상에 나오지 말아야 한대. 불륜과 패륜이 너무 극단적이라서. 투자를 ‘빠꾸’ 맞았어. 그런데 잡지사가 잡지를 내듯 영화사는 영화를 찍어야 할 거 아니야. 급한 대로 방바닥에 대가리 몇번 팍팍팍 찍고 탁 하나 나온 게 <풀 몬티>랑 <코요테 어글리>를 합쳐보자는 시도였어. <풀 몬티>의 꿀꿀함과 <코요테 어글리>의 신명남, 두 가지가 딱 붙었잖아. 다만 내가 40대니까 40대가 주인공이고. 40대 남자가 20대 여자를 주인공으로 하면 조작된 거지, 삶의 리얼리티가 있겠어? 그건 20대 감독이 하는 게 낫지. 안 그래요?

-그렇다면 왜 또 음악을 선택했는지.
=나는 음악을 놀이의 한 형태라고 봐. <황산벌>에서 전쟁터를 의도적으로 놀이터처럼 만들었다고. <왕의 남자>의 광대에겐 놀이 자체가 노동이야. <라디오 스타>의 주인공은 한물간 스타라지만 원래 잘나가던 놀이꾼이라고. 이 작품 역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그들의 놀이로 밴드를 선택한 거야.

-여성에 대한 시각에 문제가 있다거나 남성적인 판타지를 그린 영화라는 식의 부정적인 평이 보이더라.
=동의해. 대한민국에서 40대 이상의 남자들은 남녀공학을 다니지 못했다고. 남녀칠세부동석으로 살았어. 군대가서 남자들만의 유사가족으로 3년을 보냈다고. 그런 내가 그렇지 않다고 자꾸 우기는 것도 거짓말이야. 지금은 과거의 남성중심 공동체에서 남녀공동체로 균형을 잡아가고 있는 시점이지. 내 영화도 더 미래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겠지. 여성 관객에 대해 간과한 것을 만회하려고 하는. 그건 내게 결핍이니까. 의도적인 건 아냐. 여자 관객에게 몰매맞을 일 있어? 나는 솔직하게 한 것뿐이야. (웃음)

-시나리오 쓸 때부터 여성 캐릭터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들었다.
=그렇지. <황산벌> 이후 한번도 여성들의 삶의 깊이라든지 내면에 대해 잘 그리지 못했어. 그나마 <즐거운 인생>이 분량면에서 진보했어. <황산벌>은 여자가 한신 나오고. <왕의 남자>에선 녹수가 열두신 정도 나오면 땡이고. <라디오 스타>도 PD 하나 달랑. 여기에는 마누라가 하나, 둘, 셋인데다 딸에다가 홍대 젊은 여자들도 나오고.

-정진영이 연기한 기영은 너무 철없는 인물로 비치던데.
=일부러 그런 거야. 40대 친구들은 지나치게 철이 많이 들었어. 어린애들은 중구난방으로 놀잖아. 그럼 어른들이 뭐라고 그래. 이노무새끼, 철 좀 들어라 그러잖아. 철은 이성이야. 애들의 철없음은 감성의 에너지에서 나오는 거야. 그걸 억제해. 가정에서 교육받고 학교가면 선생들이 교육해. 순서 매기고 서열화하고 석차 매겨서. 사회에선 회사 상사한테 철 교육받지. 남자는 군대가서 또 철 교육받아요. 내가 현장에 가지고 다니는 책 표지에 뭐라고 써놓은지 알아? 철들지 말자.

-<터질거야>의 세 버전과 <즐거운 인생>은 방준석 음악감독과 이병훈 음악감독이 만든 걸로 안다.
=그렇지. <터질거야>는 일단 촌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어. 활화산 밴드가 대학생 때 작곡한 거니까 20대 초반에 작곡할 수 있는 음이어야 했고. 굉장히 경쾌하고 반복적인 리듬에 80년대 초반에 있었음직한 박자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어. <즐거운 인생>의 전반부는 방준석이 한 거고, 뒷부분은 이병훈이 한 거야.

-어릴 적부터 록을 좋아했고 초등학생 때 애창곡이 CCR의 <프라우드 메리>였다던데 어떤 음악을 즐겨 들었나.
=무지하게 많이 들었지. 지금 이야기해도 자기는 몰라. 너무 많아서.

-기영이 대학 선배와 바둑을 두는 장면에선 평소 사람들과 내기 바둑을 즐겨 둔다는 사실이 떠오르더라.
=그럼. 강우석 감독이랑은 대사도 없어. (바둑판 꺼내는 흉내를 내며) 탁 탁. 만원 내기다. 돈 있어?

-주로 강우석 감독이 이긴다고.
=아니, 이겼다 졌다 하지. 나는 승부욕은 있지만 승리욕은 없어. 걔는 승부욕, 승리욕 다 있어서. 승부욕과 승리욕은 다르지. 권투선수가 링에 올라가는 건 승부욕 아냐? 근데 때리다보면 불쌍하잖아.

-이왕 도전한 거면 이기는 게 좋지 않나.
=매번 이기면 그건 승부가 안 되지. 승부는 승리와 패배가 교차할 때 오는 긴장 같은 거야. 포커를 치든 고스톱을 치든 뒷장을 알고 치면 그게 재밌냐? 고스톱 뒷장이 실력이야? 운이지. 승리는 운이 7, 기술이 3이야. 그래서 내가 운칠기삼이라고 하잖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설정면에서 비슷한 면이 많아 논란이 있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일본영화 <회사 이야기>의 판권을 구매해 만든 영화라고 들었다.
=일단 그런 원작이 있는지도 몰랐고. 씨네월드에서 찍은 영화 중에 원작이 있는 게 <왕의 남자> 빼고 없어. 일본에 그런 영화가 있는 걸 어떻게 알아? 시나리오 쓰고 나서 미스터 칠드런의 <구루미>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이게 비슷한 거야. 일본에 연락해서 우리 시나리오가 비슷하다, 시나리오 감수해서 확인해달라고 보냈어. 감독이 편집본 보고 말해준다 그래서 DVD을 또 보냈지. 영화를 본 그 사람의 답이 “스페셜 땡스 투만 넣어줘”. 동시대에 비슷한 영화가 나오는 경우는 할리우드가 더 많아. 이 시대의 사회적 원트를 찾아내는 게 상업영화 기획의 기본이기 때문에 그래. 이준익이 이런 게 있으니까 빨리 베껴서 해먹자, 그랬을까? (웃음) 그랬다면 진짜 나쁜 놈이지.

-차기작 <님은 먼 곳에>의 촬영이 10월부터 시작된다던데. <즐거운 인생> 개봉이 추석인데 너무 이른 것 아닌가.
=그렇지. 난 약간 마조히스트적인 성향이 있어. 내 나이대 남자들은 다 마조히스트야. 군대에서 유격훈련받을 때 아주 학대를 해요. 그게 자학으로 와. 그래, 알았어, 씨발, 더하는 거야. 자기는 뭔지 모르겠어? 요새 젊은 애들은 그렇게 안 하나봐. 옛날에는 시대가 그랬어. 자학을 안 하면 불안해.

-<님은 먼 곳에>는 베트남전에 참전한 남편을 찾아 위문공연단에 합류해 베트남행에 오른 여자를 그린 영화라고.
=내가 이상하게 시대물에 대한 애착이 많아. 한국 현대사에서 베트남전은 무엇인가 고민하는 작업도 상당히 의미있고. 우리나라는 휴전 상태라고. 20세기 냉전 이데올로기가 낳은 마지막 전쟁이 실상 한국전이야. 그리고 베트남전이 미국영화의 전유물인 양 알고 있는데 사실 수많은 한국 젊은이들도 거길 갔어. 어렸을 때 우리 동네 큰형들은 다 베트남 갔다왔다고. 암스트롱이 달 가는 모습, 베트남에서 가져온 TV를 아랫집 지붕에 올려놓고 온 동네 사람들이 봤어.

-이례적으로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여필종부의 민족적 정서가 반도 안 빠져나갔을 때야. 지금의 젊은 여자들하고 완전히 다른 세상의 여자라고. 아주 먼 이야기도 아니고 바로 우리 어머니 때야. 민족적 봉건주의 사회의 여자를 시작으로 당시 남자들이 가지고 있던 마초적 감수성, 가부장적 본질이 전쟁터에서 다 드러난다고. 남자들의 오만한 자만심에 싸대기를 날리는 여자들의 존엄성에 대한 페미니즘영화라고 봐. (웃음)

-여자 캐릭터가 굳이 남편을 만나러 베트남으로 가는 이유가 있다고 들었다.
=아, 씨받으러 가. 생각을 해봐. 수애가 3대 독자 종갓집 막내며느리야. 시아버지는 전쟁 중에 돌아가셨어. 아들이라고 달랑 하나 있는데 군대갔어. 거기선 사고를 쳐가지고 베트남까지 갔어요. 시어머니 입장에선 어떻게 할 것 같아?

-정진영, 엄태웅, 정경호 등이 출연한다고 하던데.
=정 대표가 다 캐스팅했어.

-정진영은 조금 악랄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맡는다고.
=악한의 여린 내면을 우리는 이해해야 해. 얼마나 여리면 악해졌겠어. 누가 나를 괴롭힐 것 같으니까 악하게 구는 거야. 선해 보이고, 매너 좋고, 양복 딱 차려입은 사람들 속으로 얼마나 야비한데. 여자들이 그걸 잘 몰라. 여자한테 실례를 밥 먹듯이 하는 인간들은 참 괜찮은 남자들이야. 내면과 외면이 같으면 그게 인간이겠냐고, 기계지. 자기, 내면하고 외면이 똑같아? (웃음)

-<님은 먼 곳에>는 타이에서 촬영할 예정이라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성사됐나.
=베트남은 영화 찍을 수 있는 인프라가 많이 부족해. 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미국영화를 거의 타이에서 찍었잖아. 전쟁영화의 특성상 헬기, 군부대 장비들이 등장해야 하는데 타이는 그런 걸 대여해주는 시스템이 굉장히 좋아. 우리나라 국방부, 절대 안 돼. 아직 전쟁 중이니까. 국방이 우선이지, 영화가 우선이야? 나라를 지켜야지, 무슨 영화를 지켜. 이거 꼭 써줘. (웃음) 타이는 전쟁을 안 하고 있다고. 그러니까 헬기도 빌려주고 군인도 빌려주고 총알도 빌려주고 총도 막 쏴주고.

-제작비는 얼마 정도 예상하고 있는지.
=지금 70억원에 맞추려고 기를 쓰고 있지. 전쟁영화를 해외에서 70억원에 맞출 수가 있겠어? 그래도 그렇게 해. 하고 나면 관객은 그러겠지. 아, 그림이 별로라는 둥. 그림은 다 돈이거든. 돈만 줘. 돈이면 다 돼. 나는 돈을 별로 안 쓰기 때문에 만날 그림이 이상한 거야.

-더 좋은 그림에 대한 욕심은 없나.
=그걸 회수할 방법이 있냐. 영화 한편 찍고 은퇴할 거면 막판에 저질러놓고 도망가면 되지. 계속 먹고살아야 하니까 문제지.

-<님은 먼 곳에> 배우들은 열심히 악기를 연습하고 있다고 들었다.
=홍대에서 하고 있어. 열나게 북치고 색소폰 연주하고 있어. 한 열흘됐다.

-수애는 지금 드라마 <9회말 2아웃> 찍고 있지 않나.
=얼굴 한번도 못 봤어. 드라마 끝나면 보겠지, 뭐. 아휴, 훌륭한 배우인데 자기가 알아서 하겠지. 각자 자기 것만 열심히 하면 돼.

-“재미없으면 딴 거 하겠다”고 했는데 계속 연출을 하고 있다.
=응. 재밌어.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불안하니까 재미있잖아.

-제작자일 때 못 갚았던 빚을 감독으로 다 갚았으니 불안하다기보다 운이 좋았던 것 아닌가.
=러키하니까 편하게 멈춰서 살리? 누가 그러잖아.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고 캐나다는 재미없는 천국이라고. 나는 지옥이 좋아. 영화 찍는 게 얼마나 지옥인데. 잘 안 되면 인상 팍팍 쓰고 서로 삐쳐가지고. 속으로 저 새끼, 죽여, 살려.

-잠시 제작사 자리에서 물러난 건가.
=지금은 아침이랑 타이거픽처스잖아.

-씨네월드는 전혀 운영하고 있지 않은가.
=그럼. 아구, 회사 20년 해서 빚만 40억원인데. 하고 싶겠어?

-위염을 앓은 걸로 아는데 지금은 괜찮은가.
=역류성 식도염 때문에 또 약 먹어야 해. 과식과 음주, 흡연에서 오는 병인데 신물이 막 올라오는 거 있잖아.

-여자는 거짓말을 많이 해서 무섭다고 했다. 오늘 여기자만 두명이 오니 기분이 어떤가.
=여자의 거짓말은 선의야. 선의의 거짓말이야. 근래 그걸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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