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60년대 한국 영화계를 풍미했던 배우 김승호가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다시 수상한다. 올해 ‘한국영화 회고전’의 일부로 ‘김승호: 아버지의 얼굴, 한국영화의 초상’ 섹션을 준비한 부산영화제쪽이 이번 회고전을 계기로 사라진 은곰상을 다시금 제작, 수여해달라고 베를린영화제에 요청한 것. 부산영화제쪽은 “김승호의 회고전을 준비하던 중 그의 출연작이자 1961년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수상작인 <마부>의 트로피 행방이 분명치 않”고 “<마부>의 강대진 감독의 영문 이름이 대진강(DAE Jin-Kang)으로 잘못 기록”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트로피의 제작과 수상은 물론 감독 이름의 수정 기입을 요청한 결과 “베를린영화제에서 같은 형태의 트로피를 새로이 제작”하기로 결정하게 됐다. 또 이번 영화제 기간 중 베를린영화제의 ‘인터내셔널 포럼 오브 영 시네마’ 섹션의 디렉터 크리스토프 테레히테가 부산을 방문해 트로피를 수여할 예정이다. 부산영화제쪽은 “이번 결과가 단순히 분실된 트로피를 되찾는 것이 아니라 한국 영화사에서 중요한 궤적을 남긴 작품을 재조명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했다.
부산영화제에서 최초로 개최하는 배우 회고전의 주인공인 김승호는 스무살부터 연기를 시작해 <시집가는 날>(1956), <로맨스 빠빠>(1960), <박서방>(1961), <마부>(1961) 등의 대표작을 남겼다. 신상옥, 이만희, 강대진 등 수많은 감독들과 함께 작업한 1950년대 후반부터 크게 이름을 날렸지만 영화 제작자로 실패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다가 1968년 타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