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룡 없는 명절 연휴가 왠지 쓸쓸하다는 이들에겐 기쁜 소식이렷다. 추석에서 그리 머지않은 10월3일, 성룡이 <러시아워3>로 극장가를 찾는다. <러시아워2>의 개봉 뒤 6년이라는 무시 못할 시간이 지났지만 이전 시리즈와 그게 달라진 점이 없는 <러시아워3>는 여전히 브렛 래트너 감독의 지휘 아래 성룡의 애크러배틱 액션과 크리스 터커의 구수한 입담을 장기로 내세운다. 성룡 영화에서 가장 큰 볼거리라고 할 만한 액션신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도 있지만 그가 직접 스턴트를 하다 부상을 입는 장면이 실린 NG모음을 보노라면 어쨌든 성룡은 성룡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호탕한 성격을 드러내듯 “하하”(Ha Ha)라는 의성어가 눈에 띄었던 성룡과의 서면 인터뷰를 옮긴다.
-2001년 <러시아워2>가 개봉한 뒤 <러시아워3>가 개봉하기까지 무려 6년이 걸렸다. <러시아워>(1998), <러시아워2>와 비교하면 작품간의 시간차가 크다.
=가장 큰 문제가 됐던 것은 타이밍이었다. <러시아워3>를 만들려면 우리 셋, 나, 브렛 래트너, 크리스 터커의 스케줄이 동시에 비어야 했기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러다 갑자기 모든 게 정리됐다. 셋의 스케줄이 모두 가능했고, 시나리오를 받았으며, 영화를 준비했다.
-할리우드에서 <러시아워> 시리즈와 함께 <샹하이눈>(2001), <샹하이 나이츠>(2003) 시리즈도 함께 만들고 있다. 일단 두 시리즈는 시대배경이 다르다는 차이가 있는 반면, 크리스 터커나 오언 윌슨이라는 파트너가 있다는 점에서 같다. <샹하이 눈> 시리즈와 비교해 <러시아워> 시리즈가 갖는 의미가 있다면 무엇인가.
=나는 크리스 터커, 오언 윌슨과 일하는 게 정말 좋다. 그러나 <샹하이 눈> <샹하이 나이츠>와 <러시아워>를 비교한다면 어쩔 수 없이 <샹하이 눈> 시리즈가 더 특별하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샹하이 눈>은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로 만든 영화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에서 스타가 되고 싶었다는 꿈을 이룰 수 있었기에 <러시아워> 역시 특별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10년간 할리우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도 홍콩에서 <뉴 폴리스 스토리> <BB프로젝트> 등을 작업했다. 홍콩에서 촬영할 때와 할리우드에서 촬영할 때 특별히 다른 점이 있나.
=와, 낮과 밤처럼 많은 차이가 있다. 먼저 할리우드에선 더 많은 제작비로 작업한다. 할리우드의 제작 현장은 모든 면에서 무척 거대하다. 트레일러, 집의 크기, 심지어 음식조차 작은 마을 전체를 먹일 정도의 양이다. 반면 홍콩에선 지방 식당에서 테이크아웃한 도시락을 사먹고 배우에겐 트레일러가 제공되지 않는다. 미국처럼 조합이라는 것도 없다. 완전히 다르다.
-근 2년 동안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NG모음을 보니 다리로 의자를 들어올리는 신에서 부상을 입는 것 같았는데 <러시아워3>의 액션신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또 가장 어려웠던 액션신은 무엇이었나.
=나는 오래전부터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이번에는 테이블로 스턴트하는 장면을 찍으면서 부상을 입기도 했다. 테이블이 가슴에 부딪혀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조금 고통스럽긴 했지만 다행히 괜찮았다. 그러나 액션신을 찍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나는 내 능력과 한계 내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내게 가장 어려웠던 액션신은 에펠탑에서 촬영한 것이었다. 당시 비가 오는데다 춥고 바람까지 거세게 몰아쳐서 매우 불편했고 조금 위험하기도 했다.
-이번이 세 번째 작품이니만큼 크리스 터커와의 호흡은 무척 잘 맞았을 것 같다.
=처음 만났을 때 나는 크리스의 말을 알아듣는 게 어려웠다. 정말로! 그와 함께 있으면 불편해서 피하려고 했다. 심지어 운전기사에게 우리 트레일러를 크리스의 트레일러와 떨어진 곳에 주차하라고 시키기까지 했다. 하지만 함께 일하면서 나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됐고 내 영어도 차츰 나아졌다. <러시아워3>를 찍으면서는 친구나 형제처럼 느꼈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워3>의 중국 내 개봉은 불가능할 것도 같던데.
=중국은 매년 상영되는 외화 중 매우 제한적인 수의 영화만을 수용한다. 그들이 <러시아워3>가 개봉에 적합하지 않다고 결정했다면 나로선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BB프로젝트>를 끝으로 액션배우의 삶은 짧다, 이제부터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겠다고 말했으나 이후에도 액션영화 <러시아워3>, <숨겨진 왕국>(The Forbidden Kingdom)을 찍었다. 당시 액션연기는 그만두고 싶다고 말한 이유는 무엇인지.
=가끔 언론은 내 이야기를 전혀 다른 뜻으로 받아들이곤 한다. <BB프로젝트>를 찍는 동안 다양한 역할을 맡고 싶고 다시 연출도 하고 싶다고 말했을 뿐이다. 나는 언제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 스스로를 액션영화의 틀 안에 가두고 싶지 않다.
-<숨겨진 왕국>은 후반작업 중인 것으로 안다. 처음으로 이연걸과 함께하는 영화라서 기대가 크다.
=<숨겨진 왕국>은 중국 전설을 소재로 삼은 미국영화지만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전통적인 <서유기>의 이야기를 따르지는 않는다. 내가 맡은 캐릭터는 루얀인데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인물이다.
-<숨겨진 왕국> 출연과 <쿵후 판다>(Kung Fu Panda) 목소리 출연 이후의 계획은 무엇인지.
=10월에 이동승 감독(Derek Yee)과 <신주쿠 사건>을 찍는다. 이후 중국에서 영화를 연출할 예정인데 매우 기대된다. 이 영화는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전세계 관객을 위해 만들 것이다. 그러고도 더 많은 프로젝트들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2010년까지 예약됐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