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검사의 존재 조건은 무엇? <히어로>
2007-10-05
글 : 정재혁

히어로 Hero
스즈키 마사유키 | 2007 | 130분 | 35mm | 일본 | 아시아 영화의 창

‘검사의 존재 조건은 무엇일까.’ 11회 전회 시청률이 30%를 넘으며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히어로>가 6년만에 돌아와 던진 질문이다. 일본의 국민적인 스타 기무라 타쿠야는 물론 마츠 다카코, 아베 히로시, 오오츠카 네네 등 드라마 출연진이 대부분 그대로 등장하는 이 영화는 지방으로 쫓겨났던 검사 쿠류 코헤이(기무라 타쿠야)가 6년만에 도쿄 죠사이 지부로 돌아와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의 내용은 쿠류가 맡은 사건이 일본 정치계의 거물인 하나오카 렌자부로의 비리 사건과 연루되면서 쿠류가 겪는 고민들. 단순한 스토리를 죠사이 지부의 훈훈한 분위기와 인간적인 냄새가 짙은 캐릭터들로 넓혀간다.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도 연출을 스즈키 마사유키 감독은 이제 검사의 역할을 고민한다. 쿠류에 맞서는 변호사로 전직 검사 변호사가 등장하고 쿠류는 ‘죄를 구원하’지 않고 ‘죄를 증명하’는 검사의 존재 조건을 찾아 현장을 발벗고 뛰어 다닌다. 하지만 이를 위해 영화가 늘어놓는 이야기는 다소 억지스럽다. 고민 끝에 쿠류가 찾은 해답은 소중한 사람을 지킨다는 명분이고, 이는 곧 아메미야(마츠 다카코)의 로맨스로 이어진다. 빈번하게 등장하는 ‘정의의 여신상’과 쿠류에 대한 자화자찬도 과하게 들어간 폼처럼 보인다. 스즈키 감독은 쿠류의 캐릭터와 검사의 위치, 죠사이 지부 사람들의 드라마를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하려 하지만 그렇게 정리된 이야기는 많은 빈틈을 노출한다. 하지만 대중 오락영화로서 <히어로>의 매력은 충분하다. 기무라 타쿠야 없이 떠올릴 수 없는 캐릭터 쿠류가 청국장을 찾는 장면이나 마츠 다카코의 한국어 발음은 그 자체로 즐겁다. 영화의 막을 여는 음악도 법정의 긴장감을 유도하기에 충분하다. 9월8일 일본영화로선 역대 최다인 475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지금까지 박스오피스 연속 3주 1위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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