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소식]
영화평론가 필립 브라소가 본 <하나 그리고 둘>
2007-10-07
최후에 부른 중년의 애가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은 그의 마지막 영화가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건 분명히 아니지만 많은 면에서 이 대만 감독의 경력을 완벽하게 요약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현재와 과거의 화해라는 그의 중심 주제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30여년간 아시아 영화감독이 관심을 가졌던 다른 모든 주제들을 아시아 관객이 사랑하는 가족 통속극의 형식 속에 망라하고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문제 많은 소프트웨어 회사를 다니며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는 NJ를 중심으로, 영화는 그의 가족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상황들을 포함하기 위해 이야기를 겹겹이 펼쳐나간다. 모든 등장인물은 각자의 독특한 문제를 안고 있다. NJ의 아내는 친정 어머니의 병으로 얻은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사교에 들어가고 그의 딸은 위험해 보이는 청년과의 관계에 빠져 들어가며 그의 아들은 학교에서와 마찬가지로 여학생들에게도 괴롭힘을 당한다. 이 두 시간짜리 영화는 결혼식으로 시작하여 장례식으로 끝맺으며 그 사이에서 양 감독은 우리에게 보통 사람이 삶을 통과하며 겪게 되는 모든 종류의 위기를 제시한다.

이 영화를 일반 통속극에서 한 차원 위로 끌어올리는 힘은 삶의 리듬(뮤지컬 제목을 설명해주는)을 모방하는 방법에 있다. 큰 줄거리의 맥락 안에서, 이야기들은 겹침 없이 자연스럽게 하나에서 다른 하나로 흘러 들어가고, 때문에 각각의 등장인물에 대한 우리의 공감대는 유기적으로 전개된다. 어떤 면에서 <하나 그리고 둘>은 중년의 남자만이 만들 수 있는 이야기이다. 여기에는 젊은 감독이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일종의 황혼의 애수가 담겨 있으면서도 노년의 감독들에게 종종 보여지는 우월적인 시선 없이 사춘기와 청년기를 바라보는 태도가 담겨있다. 우리가 노년의 영화작가로서 에드워드 양이 이루어낼 작품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필립 브라소/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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