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섬세한 여성의 내밀한 세계 <여배우들>
2007-10-08
글 : 문석

<여배우들> Actrices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 | 2007년 | 107분 | 35mm | 프랑스 | 월드 시네마 | 12:00 | 메가박스7

잘나가는 배우 마르셀린(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 보이지만, 실상 그녀의 삶은 비탄과 좌절의 나날이다. 나이 마흔이 됐지만 남자친구가 없는데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지고 있어 그녀의 꿈인 출산은 자칫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 와중에 투르게네프 원작의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연습에 돌입하지만 도무지 마음은 잡히지 않고, 자신이 연기해야 할 캐릭터는 도통 붙잡히지 않는다. 여기에 연출자인 다비드(마티외 아말릭)가 추파를 던지고, 함께 공연할 상대인 젊은 배우 에릭(루이스 가렐)에 대해서는 묘한 연정이 생기니 그녀가 매일같이 성모 마리아 앞에서 무릎을 꿇고 도움을 호소하는 사정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여배우들>은 예민한 한 여성이 불안한 자아를 다스리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리는 영화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파스칼 보니체르(<앙코르>), 베르트랑 블리에(<내 남자>), 프랑수아 오종(<5X2>) 등과 작업했던 배우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는 두 번째 연출작에서도 스스로 주인공을 맡아 사춘기의 열병을 앓듯 40살을 보내는 여배우를 연기한다. <여배우>들의 묘미는 제목 그대로 여배우들의 연기에 있다. 브루니 테데스키뿐 아니라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함께 쓴 노에미 르보프스키의 연기 또한 볼 만하다. 그녀가 맡은 캐릭터는 마르셀린과 함께 연기를 공부했지만 일찍 결혼해 아이를 키우다 연극판으로 복귀해 조연출을 하게 된 나탈리. 그녀는 다시 연극에서 열정을 불태우면서 가정을 포기하는 결단(?)까지 내리게 된다. 현실로 등장해 마르셀린과 맞닥뜨리는 연극 속 캐릭터 나탈리아 페트로브나(발레리아 골리노)까지, <여배우>들은 여배우들의 호연으로 여성의 내밀한 세계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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