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소식]
부산에서 만난 의 이명세 감독
2007-10-10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같은 이야기다

이명세의 <M>은 지금 어떤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형사 Duelist>보다 더 자신 안으로 들어간 것 같은, 그래서 더 현란한 꿈처럼 펼쳐지는 영화 <M>. 그를 만나보아야만 했다.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 신관 18층 라운지에서 이명세 감독은 <M>에 관해 이런 저런 설명을 들려주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M>은 아직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하는 것을 담고 있기에 혼돈스러울 수 있는 것이 된다.

-반응들이 어떤가.
=여성과 남성이 반응이 다른 것 같다. 토론토도 마찬가지였다. 남성들은 지적인 싸움을 하는 건지 더 못 받아들이는 것 같다. 여성들은 그냥 감정대로 간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꿈이라는 게 복잡한 것도 있고 음험한 것도 있지 않나. <M>에서 풀려고 했던 꿈의 요소는 무엇인가.
=이건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같은 이야기다. 신혼 초에 겪는 백일몽일수도 있는 거다. 혹은 술 먹다가 기억이 끊기는 것일 수도 있고. 나도 경험이 있다. 내가 제대하던 날이다. 그날 내 기억에는 술에 안취했는데 그 사람은 취한 내게서 안 좋은 모습을 봤다고 하더라. 나중에 얘기해 준다고 했는데 그 뒤로 못 만났다. 하지만 나는 그 당시 기억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사람이 맞는지 내가 맞는지, 그 기억의 저편에 뭐가 있는지, 뭔가 떠오르는데 이게 실제인지 아닌지 모를 때 기억을 조립하게 되는 거다. 늘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나는 그게 정말 답답했다. 내 기억이 어디로 가 있는가. 누군가의 기억 속에 가 있는가. 그런 혼돈에 대한 얘기였던 거다. 그런 생각이 이런 포장을 싸고 나타난거다.

-이연희가 맡고 있는 여자 주인공 미미 역할은 활동적인 캐릭터다. 심지어 넘어지기까지 하면서. 어떤 연유에서 이런 캐릭터가 나왔나?
=덜렁거리는 면모를 좀 더 오버시킨 거다. 연희가 갖고 있는 어린아이 같은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기위한 캐릭터이기도 했다

-영화에 첫사랑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가 있나.
=나는 첫사랑의 비밀을 알면 모든 인간의 비밀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사랑이란 지난 시간으로 들어가는 열쇠와도 같은 거다. 그 때의 기억과 정열로 돌아갈 수 있다면 말이다. 나이가 들면 정열이 어디 쉬워지겠나. 그리고 첫사랑은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나도 요즘은 자장면을 맛이 아니라 추억으로 먹는다. 우리 아버지는 미군부대 요리사였다. 미국에서 칠면조 냄새를 맡을 때마다 이게 어디서 많이 접해본 냄새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바로 어릴 적 내가 맡았던 아버지 냄새였다. 그런 식으로 첫사랑의 기억이 떠오르면 된다. 우리 기억이 움직이면서 뭔가를 만드는 거다. 나는 색감이든 뭐든 장치를 만들어 놓고 관객들이 그런 걸 찾길 바라는 거다. 어떤 순간에 접점이 마련되기를 바라는 거다.

-빛, 움직임 등을 강조하는데 그와 함께 배우들이 뭔가 사물화 혹은 정물화 되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 좋은 느낌을 줄 때도 있지만 걱정되는 느낌도 있다.
=내 영화를 말할 때 사람들이 가끔씩 하는 말이긴 한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가 갖고 있는 소재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거지. 내가 찍는 방식은 다 똑같다. 영화의 소재가 무엇인가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다. 아직 낯설어서 그런 것 아닐까?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시사 때도 영화를 제법 본다는 사람들조차 다들 당황했다. 배우들도 가끔 그러는데, 가구점 촬영이라고 했는데 아무것도 없으니까 공효진이 당황해하더라. 논리적인 사람들이 더 당황한다. 그런데 동원이 같은 경우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편이고.

-일식집 장면에서 강동원의 역할 바꾸기가 등장한다. 자아와 타자라는 경계가 무너지는 장면이다.
=데자뷰 같은 거다. 이 영화에서 그곳이 가장 현실적인 공간이다. 우리가 늘 보는 공간에서 그런 일(데자뷰)이 일어나는 걸 통해 꿈인지 생시인지 생각해 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모든 것들이 종합적으로 보이기를 바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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