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로마] 로마에 펼쳐지는 시네마 천국
2007-10-24
글 : 김은정 (로마 통신원)
코폴라 감독 10년 만의 컴백작 <유스 위드아웃 유스> 상영 등 의욕적으로 막 올린 제2회 로마국제영화제
<유스 위드아웃 유스>

10년 동안의 공백을 접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올해로 2회를 맞는 로마국제영화제(이하 로마영화제)에 참석한다. 10월18일 개막해 27일까지 열리는 로마영화제에서 코폴라가 선보일 영화는 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된 <유스 위드아웃 유스>로, 언어학 교수를 연기하는 팀 로스가 자살을 결심한 날 벼락을 맞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으면서 몸과 마음이 다시 젊어짐을 깨닫는다는 이야기다. 코폴라가 10년 만의 컴백장소로 로마를 선택한 데 대해 이탈리아 언론은 꽤나 관심을 기울이는 눈치다. “많은 영화제에서 내 영화를 원했지만 내가 보기에 로마영화제야말로 시민과 관객을 위해 영화를 선택하는 장소”라고 말한 코폴라 감독의 발언을 통해 언론들은 베니스영화제와 로마영화제 사이의 미묘한 경쟁관계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있다.

로마영화제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영화제와 딱 한달간의 시간차를 갖고 있는 탓에 지난해에는 이탈리아의 일간지들이 너도나도 두 영화제의 경쟁을 ‘전쟁’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올해의 언론들은 베니스영화제와의 차별점을 만들려는 로마영화제의 움직임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특히 베니스가 관람표를 30유로에 판매하는 데 반해 로마는 관람료를 개봉관과 별 차이가 없는 7유로로 매김으로써 일반 시민을 위해 영화제의 문턱을 낮추었다는 호평이 자자하다.

또한 전문가들은 로마가 뉴욕의 트라이베카영화제를 이끌고 있는 로버트 드 니로와 연계하고 있는 것에는 로마와 뉴욕간의 직접적인 영화적 교환이라는 목적이 내재해 있다고 말한다. 로마영화제는 마틴 스코시즈가 이끄는 월드시네마파운데이션과 공동으로 할리우드 고전영화 복원작업을 함께 기획하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사업들은 로마가 할리우드와의 연계를 통해 미국의 신작들을 베니스가 아닌 로마로 끌어오려는 야심의 일환이고, 동시에 이탈리아영화를 할리우드로 진출시키려는 시도이기도 한 셈이다.

로마영화제는 올해 역시 5개의 상영관을 가지고 있는 로마의 아우디토리움에서 열린다. 개막작은 프랑스 범죄영화의 거장 장 피에르 멜빌의 작품을 리메이크한 알랭 코르노의 <두 번째 숨결>로, 주연인 모니카 벨루치는 지난해 <N>에 이어 또다시 레드카펫을 밟는다. 시네마 2007 부문에는 14편의 경쟁과 8편의 비경쟁 작품이 초청되었다. 전작 <그들만의 러브매치>로 한국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 스페인 감독 벤트라 폰즈의 <바르셀로나, 지도>, <호텔 르완다>의 각본과 감독을 맡았던 테리 조지의 세 번째 영화 <레저베이션 로드>, 아볼파즐 잘릴리의 신작 <하페즈>, 헥터 바벤코의 <엘 파사도>, 훌리오 메뎀의 <카오틱 아나>, 제이슨 라이트먼의 <주노>, 일본 배우 아사노 다다노부가 출연하는 세르게이 보드로프의 <몽골> 등이 기대를 모으는 경쟁작들이다. 올해 영화제를 지휘할 수장은 <노 맨스 랜드>의 감독 다니스 타노비치로 결정되었고, 그가 이끄는 50명의 심사위원이 14편의 경쟁작을 심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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