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리뷰]
선동렬 찾아 삼만리 <스카우트> 첫 공개
2007-11-06
글 : 주성철
온라인 프리뷰/<스카우트>

일시 2007년 11월 5일(월) 오후 2시
장소 용산CGV

이 영화

1980년, 휴가 갈 준비를 하던 대학직원 호창(임창정)에게 졸지에 광주 출장 명령이 떨어진다. 라이벌 대학에 3연패의 치욕을 떨쳐버리기 위해, 당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광주일고 3학년 선동렬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스카우트해오라는 것. 하지만 경쟁 대학이 이미 선동렬을 점찍어둔 상태고 그의 행방 역시 묘연해 출장 일수는 늘어만 간다. 선동렬의 아버지(백일섭) 역시 꿈쩍도 않는다. 그런 가운데 호창은 광주가 고향이자 자신의 첫사랑이기도 한 대학 후배 세영(엄지원)을 만나 마음이 흔들린다. 세영은 7년 전 갑자기 이별을 통보하고 사라졌었다. 급기야 세영을 짝사랑하는 동네 주먹 곤태(박철민)는 호창의 갑작스런 등장에 잔뜩 긴장하고 경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세영이 호창에게 은근슬쩍 선동렬의 어머니(양희경)를 소개시켜주면서 전세는 역전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광주에서 비밀리에 민주화운동을 하고 있던 세영은 시시각각 조여 오는 경찰의 포위망에 위태롭다. 호창은 선동렬과의 계약을 따내지만 그렇게 모두를 궁지로 몰아넣을 5월 18일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 11월 14일 개봉.

말X3

“이번에 MBC 영화대상 심사위원을 맡아 지난 1년간의 영화들을 쭉 보고 있는데 <스카우트>만큼 재미있는 영화는 못 본 것 같다.(웃음) <화려한 휴가>가 군인이 시민을 진압한 5월 18일부터 11일간을 그렸다면, <스카우트>는 그 직전까지의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1980년 광주라는 곳에서 ‘광주의 희망’ 선동열이 자라고 있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그리고 싶었다.” - 김현석 감독

100자평

괴물투수 선동렬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광주로 내려간, 야구선수 출신의 대학 직원. 그런데 하필이면 시기가 광주 민주화운동 10일 전인 5월 7일이고, 옛 연인까지 만난다. 임창정과 박철민의 코믹한 연기에는, 시대의 암울한 무게가 드리워져 있다. <스카우트>는 김현석 감독의 전작인 <YMCA 야구단>과 <광식이 동생 광태>의 계보를 그대로 따라간다. 경쾌하면서도 여운이 있고, 능글맞으면서도 상큼하다. <스카우트>는 막무가내 스카우트 소동을 즐겁게 그려낸다. 그리고 시대의 이야기도 함께 한다. 스카우트 소동이 약간 지루하게 느껴질 즈음, 적절하게 클라이맥스로 달려간다. 극적인 사건들이 더 필요하다는 느낌도 들지만, 무리하지 않고 정도를 달려간다. 파괴력은 약하지만, 능숙하게 감정선을 건드리는 영화다.
- 김봉석 영화평론가

김현석 감독을 설명할 수 있는 두 가지는 야구와 지고지순한 순애보다. 그의 이전 영화들인 <YMCA야구단>과 <광식이동생광태>가 드디어 한 영화로 만났다고 해야 할까. <스카우트>는 선동렬을 중심으로 한 <제리 맥과이어>식의 스카우터 이야기가 한국화하면서, 감독 자신이 가장 좋아한다는 <기쁜 우리 젊은날>식의 순애보가 더해졌다. 거기에 김현석 감독 특유의 엇박자 개그 감각이 곁들어지고, 5월 18일 광주의 이야기까지 끌어들이면서 평범한 장르영화 이상의 성취까지 얻어내려 하고 있다. 딱 잘라 김현석 감독 영화의 결정판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그의 영화는 계속 더 좋아지고 있다.
- 주성철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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