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민망한 호들갑 <제니퍼 러브 휴잇의 컨페션>
2007-11-14
글 : 최하나
애타게, 황금열쇠를 찾아서. 꼴불견 그녀의 민망한 호들갑

신랑이 자취를 감춘 결혼식장. 신부와 하객은 그의 행방을 찾던 도중 빈방에서 전화를 하고 있는 신부의 친구와 마주치고, 곧 그녀의 치맛자락 아래 들어가 있는 신랑을 발견한다. “어머, 신랑 친구인 줄 알았지 뭐야.” 뻔뻔스레 응답하는 여자는 광고회사 중역 카티야(제니퍼 러브 휴이트). 앙심을 품은 신부는 파티라면 사족을 못 쓰는 카티야를 골탕먹이기 위해 유명 인사들이 운집하는 호화로운 파티를 개최하고 그녀의 이름만 쏙 빼놓는다. 파티의 입장권인 황금열쇠를 얻기 위해 온갖 파렴치한 수단을 동원하던 카티야는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꿈꾸던 이상형(콜린 퍼거슨)을 만나고, 이름도 알지 못하는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분투한다.

<제니퍼 러브 휴잇의 컨페션>(이하 <컨페션>)은 <섹스 & 시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 젊은 여성들을 매혹했던 ‘칙릿’의 감수성을 빌려오고자 하는 영화다. 광고회사라는 도회적이고 트렌디한 무대부터 시시콜콜 고민 상담가 역할을 해주는 게이 친구까지, 영화의 대부분을 클리셰에 빚지고 있는 <컨페션>은 그러나 그럴싸한 껍데기만 흉내내기 바쁘다. 요행과 잔머리로 성공을 얻고, 티끌의 가책없이 타인의 뒤통수를 치며, 파티와 남자 이상의 사고를 하지 못하는 카티야에게는 칙릿이 여성들의 지지를 끌어냈던 당당함과 솔직함 대신 천박한 허영만이 가득하다. 제니퍼 러브 휴이트의 호들갑으로 이어지던 영화는 밋밋하고 전형적인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데, 큰 고민없이 가벼운 로맨틱코미디를 찾을 관객의 기대치에도 닿기 힘든 수준이다. 미국에서 본래 TV영화로 제작됐고 영국, 독일 등에선 DVD시장으로 직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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