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송지효] 이제 겨우 세 번째 영화인걸요
2007-12-13
글 : 장미
사진 : 이혜정
<색즉시공 시즌2>의 송지효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 같기도, <색즉시공>의 은효 같기도 하다. <색즉시공 시즌2>의 경아는 귀여운 외모와 달리 지극히 엽기 발랄하고 자기중심적인 인물이다. 하지원에 이어 <색즉시공> 시리즈의 히로인으로 캐스팅된 송지효는 경아가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자신과 가장 비슷하다고 말했다. “덜렁대잖아요. (웃음) 밝은 아이고. 경쾌하고 왈가닥이면서 보이시하고. 이성 부분을 빼면 저랑 굉장히 닮은 것 같아요.” 은효가 에어로빅부였다면 경아는 수영부 멤버이자 국가대표 상비군. “수영을 굉장히 잘해야” 했기 때문에 2개월 전부터 국가대표 상비군들과 하루에 3시간씩 수영 연습을 하기도 했다. “사실 어머니가 수영선수였어요. 따로 부탁드려서 2시간씩 더 훈련을 받았죠.” 고향이 포항인데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물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는 그녀지만 역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신”으로 꼽는 것은 10번 이상 찍었다는 수중신이었다. “은식이 헤어지자고 말하자 경아는 물속에서 정리를 하죠. 5m 풀장으로 잠수해서는 반지를 보면서 마음을 추스리기도 하고. 그때가 가을이었어요. 여름에도 수영장에서 몇 시간씩 있으면 추운데 종일 물속에서 있어야 했어요. 체력이 달리더라고요.” 설정이 설정이니 만큼 이번 영화에선 수영복 차림이 유독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파릇파릇한 청춘을, 그것도 그들의 성을 다룬 영화에서 싱그러운 육체를 부각하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겠지만 많은 부분 맨살을 드러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수영복은 다 입는 건데요, 뭐. 사실 수영복이나 비키니를 입었을 때 다들 민망해, 어떡해 그랬으면 어색했을 텐데 오히려 비키니 쟁탈전을 벌여서…. (웃음) 어, 언니 거 너무 예쁘다, 이런 식으로. 노출에 대해선 별로 신경쓰지 않았어요.”

신인 여배우들의 등용문이나 마찬가지인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 여우계단>(2003)으로 영화에 데뷔해 처음 주연으로 캐스팅된 <썸>(2004)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오랜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비춘 셈인데 그동안 배우로서 겪은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우선 나이가 들었고요. (웃음) 드라마라는 새로운 매체를 접하면서 순발력이 늘었어요. 바로 전 작품이 드라마 <주몽>이었는데 8개월 정도 촬영했죠. 그 사이 연기가 깊어진 것 같은 느낌이에요.” <주몽>에 예소야 아씨로 캐스팅됐을 때 사극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질타를 받지 않았냐는 이야기를 꺼내자 “신인이기에 해야 할 게 더 많거든요”라는 현답이 돌아왔다. “제가 아직 신인이니까. 그전까지 보여준 게 별로 없기도 했고 처음 하는 장르이기도 했죠. 그때까지 생각했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우려를 하셨던 것 같아요.” <주몽>을 언급하면서 내내 신중한 기색이던 송지효의 얼굴은, 그러나 드라마 <궁>을 화제로 삼자 순식간에 환해졌다. 그녀의 이름을 가장 널리 알린 작품이기도 하거니와 아무래도 비슷한 나이대의 배우들이 대부분이라 즐거웠던 모양이다. 윤은혜, 주지훈, 김정훈 모두 반짝이는 20대 청춘들이었으니. “원작인 만화가 있어서 연기하기는 훨씬 쉬웠어요. 캐릭터 잡기도 쉬웠고요. 드라마라는 매체가 이런 거구나, 이렇게 촬영하는 거구나, 많이 느꼈죠. 또래 배우, 게다가 신인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돌발상황에 NG가 많이 났고요. 촬영해야 하는데 다 같이 차 마시면서 수다 떠느라 정신없고. (웃음)”

메이크업하는 시간이 너무 귀찮아 맨 얼굴로 다니기도 한다는 말이 진심으로 들리는 사람. 뭔가 성취하는 짜릿함이 있기에 스포츠를 좋아한다는 사람. 더욱이 정적인 운동보다 때론 다치기도 하는 과격한 운동에 끌린다는 사람. <여고괴담…>에 이어 <궁>에서 다시 발레를 선보였지만 발레는 인공적이라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사람. 촬영장에서 수다를 떨거나 간식을 먹고 옷을 갈아입고 시나리오를 보고 주변 구경도 해야 해서 너무 바쁘다는 말괄량이 송지효는 “연기를 하면 할수록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아요. 제 안의 모든 감수성이 풍부해진 느낌이에요”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연기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우연찮게 캐스팅돼서 CF를 먼저 찍었죠. 어떤 분들은 제 행보를 너무 느리다고 혹은 너무 빠르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한발짝 한발짝 걸어서 여기까지 온 거예요.” 이제 막 연기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 송지효의 목표는 무엇일까. 역시 에두르지 않은 솔직한 대답이 튀어나왔다. “평생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꾸준히 하나둘씩 하고 싶어요. 그래서 내 목표는 이거야, 그런 건 없어요. 아, 액션을 해보고 싶어요. <미녀 삼총사> 같은 영화? 좋아요. 하하.”

의상협찬 마틴 싯봉, theory, 동우모피·액세서리협찬 유화, 미소페, 레나루, 판타시나·스타일리스트 정주연, 김민지(D12)·헤어·메이크업 제니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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