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 텍사스를 배경으로 하는 스릴러거나(<노 컨트리 포 올드멘>(No Country for Old Men)), 20세기 초 석유왕을 통해 엿보는 아메리칸드림(<데어 윌 비 블러드>(There Will Be Blood))이거나. LA, 뉴욕, 워싱턴, 보스턴의 비평가협회와 전미영화평론위원회(National Board of Review, NBR)가 수상작을 발표했다. 가까이는 골든글로브(2008년 1월13일), 멀리는 오스카(2월24일)까지 이어지는 미국 수상 시즌의 막이 오른 셈이다. 대도시의 비평가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서로의 비슷한 감식안을 확인했고, <노 컨트리 포 올드멘>과 <데어 윌 비 블러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난 11월21일 미국 개봉한 <노 컨트리 포 올드멘>은 “<파고> 이후 코언 형제의 최고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뉴욕과 보스턴, 워싱턴 평론가들과 NBR로부터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와 함께 사악한 연쇄살인범을 연기한 하비에르 바르뎀은 뉴욕과 워싱턴, 보스턴에서 남우조연상, 코언 형제는 뉴욕과 워싱턴에서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미국 개봉 전인 <데어 윌 비 블러드>는 폴 토머스 앤더슨의 신작으로 LA 비평가들이 작품상을 선사했고, 주연을 맡은 대니얼 데이 루이스는 뉴욕과 LA, 앤더슨은 LA에서 각각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로버트 엘스위트의 촬영은 뉴욕과 LA 비평가들에게 인정받았다. 노골적으로 오스카를 겨냥한 개봉시기 덕분에 대중적인 성공여부는 물론 미국 외 관계자들에게도 그다지 알려진 바 없는 두편 외에도 칸에서 선전했던 <잠수복과 나비> <4개월, 3주 그리고 2일>, 배우들의 연출 데뷔작으로 관심을 끌었던 <어웨이 프롬 허>(Away from Her), <곤 베이비 곤>(Gone Baby Gone) 등이 고른 지지를 받았다. 보스턴과 워싱턴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보스턴에서 촬영상(야누스 카민스키)과 감독상(줄리앙 슈나벨)을 받은 <잠수복과 나비>, LA 비평가들로부터 남우조연상(블라드 이바노프)과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은 이로써 내년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의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어웨이 프롬 허>의 사라 폴리는 뉴욕과 LA, <곤 베이비 곤>의 벤 애플렉은 보스턴에서 각각 신인감독상을 손에 넣었다. 한편 지난 12월10일자 <타임> 온라인에는, 대부분의 대도시 비평가협회가 손을 들어준 영화가 11월과 12월 개봉작에 치중되어 있고, <사고친 후에>(Knocked Up), <마법에 걸린 사랑> 등 개봉 당시 대중과 평단에 고른 지지를 받았던 코미디 수작은 철저하게 외면당한 결과를 비판하는 칼럼이 실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