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스폿 인터뷰] “기술만을 위해 한국에 온 건 아니다”
2007-12-25
글 : 최하나
사진 : 오계옥
합작 위해 한국 찾은 <슈렉> 시리즈 프로듀서 존 H. 윌리엄스

슈렉> 시리즈의 프로듀서이자 밴가드애니메이션(Vanguard Animation)의 대표인 존 H. 윌리엄스가 한국을 찾았다. 현재 밴가드애니메이션에서 제작 중인 3D애니메이션 <스페이스 침스>(Space Chimps)의 한국쪽 제작 파트너를 찾기 위해서다. 한국에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라는 그는 인터뷰가 시작되기도 전PMP를 꺼내 <스페이스 침스> 데모 영상을 보여주었고, <베오울프>와 같은 3D영화에 대한 한국 관객의 반응을 묻는 등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했다.

-애니메이션 제작 파트너를 찾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들었다.
=<스페이스 침스>라는 3D애니메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세명의 침팬지가 주인공인데, 이들이 우주비행사로 외계 행성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모험담을 그리는 작품이다. 한국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공동제작을 하고자 왔고, 몇몇 회사들과 미팅을 가졌다.

-왜 한국을 생각했나.
=애니메이션 제작 기반이 잘 잡혀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결심을 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한국의 프로덕션이 참여한 <심슨가족, 더 무비>였다. 그걸 보고 이 정도라면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심슨가족, 더 무비>는 2D애니메이션이다. 3D로 만들어지는 <스페이스 침스>와는 차이가 있지 않나.
=2D이건 3D이건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텔링이다. 나는 단지 기술적인 부분만 위해 한국에 온 것이 아니다. 한국의 애니메이션 작가들, 감독들을 만나기 위해서 왔다. 일례로 2005년 오스카 단편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올랐던 <버스데이 보이>(Birthday Boy)의 박세종 감독과도 미팅을 가졌다.

-<슈렉>은 어떤가. 앞으로 제작되는 후속편에 한국이 참여하게 되나.
=<슈렉>은 전적으로 드림웍스의 소관이기 때문에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슈렉> 1, 2, 3편에 모두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아이가 4살 때, 함께 공공 도서관에 갔다가 <슈렉>의 원작이 된 그림책을 발견했다. 너무나 독특하고 재미있어서 판권을 구입하고, 드림웍스와 함께 일하게 됐다. 그런데 알다시피 <슈렉>은 기존의 동화를 패러디한 것이고, 디즈니의 정직하고 순수한 애니메이션들과는 달리 <루니 툰>이나 <심슨네 가족들>의 색깔에 더욱 가깝다. 그런데 스튜디오에서는 주인공 캐릭터가 지금처럼 난폭하고 우스꽝스러운 것이 아닌 호감가는 것이 되길 원했다. 하지만 바로 그런 캐릭터가 <슈렉>의 매력 아닌가. 스튜디오와 밀고 당기면서 스토리의 톤을 조율하는 데 무려 6년이 걸렸다.

-건국대학교에서도 강의한다고 들었다. 어떤 내용인가.
=스튜디오 시스템 안에서 일하는 것의 기쁨과 좌절, 또 독립적으로 제작을 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 내가 밴가드애니메이션을 창립한 것은 스튜디오의 압박에서 벗어나 예산의 거품을 줄이고, 창의적인 부분에서 독립적인 결정권을 갖고자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나는 가능하다면 언제나 독립적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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