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스폿 인터뷰] “관객과 창작자가 교류하는 장을 만들고 싶다”
2008-01-08
글 : 정재혁
사진 : 서지형 (스틸기사)
음악영화제 ‘음악, 영화를 연주하다’를 프로그래밍한 상상마당의 배주연 프로그래머

70% 이상의 점유율. 12월23일부터 9일간 2007년 연말을 장식했던 상상마당의 음악영화제 ‘음악, 영화를 연주하다’가 성공리에 마쳤다. 이번 음악영화제는 개관 기념으로 개최했던 ‘대단한 단편영화제’ 이후 상상마당의 두 번째 기획 프로그램. 시규어 로스의 공연 투어 필름인 <헤이마>를 비롯해 <밴드의 방문> <X the band: The Unheard Music> 등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도 있었다. 영화제의 프로그램을 기획한 상상마당의 배주연 프로그래머를 만나 음악영화제 성공 개최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더불어 개관 4개월째를 맞은 상상마당의 현재까지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도 들었다.

-매진작이 많았던 것 같다. 전체 점유율은 나왔나.
=전체 점유율은 아직 집계가 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영화들이 70, 80%를 넘겼다. 개관 때 ‘대단한 단편영화제’는 충무로에서 활동하고 있는 감독들의 단편이 상영작이었고, 관객과의 대화 이벤트가 있을 때 그정도 점유율이 나왔지만 이번 영화제는 영화 자체로 이 정도의 수치가 나왔다.

-구체적으로 매진된 작품은 주로 어떤 영화들인가.
=시규어 로스의 공연을 담은 <헤이마>와 조이 디비전 보컬 이언 커티스의 삶을 소재로 한 <콘트롤>은 전회 매진이었다. 다시 보고 싶은 음악영화 섹션의 <헤드윅>이나 <벨벳 골드마인>도 전회 매진이었고. 클래쉬의 보컬 조 스트러머를 다룬 <클래쉬의 전설 조 스트러머>도 매진됐다. 대중적인 밴드라기보다 국내에서 마니아적인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밴드에 대한 영화가 좋은 반응을 받았다. 아무래도 홍대란 곳이 인디문화, 인디음악에 대한 요구나 담론 자체가 풍부해서 그런 것 같다.

-이번 음악영화제의 성향이 상상마당의 기획 프로그램 정체성과 공유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이번 영화제의 성과가 관객이 우리에게 주는 하나의 요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전체라고 보진 않는다. 영화에 대한 다양한 욕구 중 한 부분을 발견한 거다. 마니아적인 영화, 컬트영화만 상영하겠다는 건 아니다. 어떤 소수의 문화적인 욕구라도 그걸 보고 싶어하는 관객이 있다면 해당 작품을 틀고 싶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관객과 창작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음악영화제 상영작 같은 마이너한 영화도 계속 가져가겠지만, 이와는 다른 작은 규모의 영화들도 꾸준히 상영할 거다.

-이번 영화제의 관객층은 어땠나.
=정확히 어떤 직업을 가진 분들이 많이 왔는지는 모르겠지만(웃음), 이번에 음악방송과 음악카페 위주로 홍보했다. 그쪽에서 반응이 좋기도 했고. 연말이니까 공연 보듯 음악영화 감상하러 오는 관객도 있었던 것 같고. 제천에서도 음악영화제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밴드음악, 좀더 마니아적인 음악영화에 초점을 맞췄다.

-영화제 기간 동안 포스터 전시나 공연도 했다.
=상상마당 건물 자체가 복합문화공간이다. 영화와 음악, 전시, 공연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인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다. 3층 아트마켓레이블에선 국내 인디밴드들의 레이블 전시도 있었고, 카탈로그도 음악평론을 쓰시던 분들께 글을 부탁해서 완성했다. 문화적인 연계가 가능한 공연을 앞으로도 계속 기획할 예정이다. 개봉작 위주의 영화들, 다른 극장에서 보기 힘든 영화를 소개하는 게 위주가 되겠지만 음악영화제를 비롯, 1년에 3~4회 정도 기획 프로그램을 꾸준히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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