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리뷰]
탁재훈 주연의 <어린왕자> 첫 공개
2008-01-09
글 : 이영진
온라인 프리뷰/ <어린왕자>

일시 1월8일 오후 2시
장소 서울 대한극장

말X3

“부끄럽고 부족한 영화다. 단 맑은 마음으로 찍은 영화이니 맑은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감독 최종현)
“4년 동안 영화 열심히 찍다 보니 좋은 기회가 왔다. 이전엔 주로 코믹한 역할을 맡았는데 옆에 계신 분-최종현 감독-이 내가 슬픈 눈을 갖고 있다고 해서 결국 이번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선옥 역의 조안에게) 근데 왜 영화 컨셉에 안 맞게 (화려한) 옷을 입고 온 거야?”(종철 역 탁재훈)
“…(침묵)…영화 꼭 보러 와 주세요. 시간 되시면”(영웅 역 강수한)

이 영화

종철(탁재훈)은 영화의 사운드를 몸으로 만들어내는 폴리 아티스트다. 녹음실에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그는 휴일도 반납하고 일에만 매달린다. 여름휴가를 미룰 수 없다며 아들 은규와 함께 떠나는 아내 희수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는 어쩔 수 없다고, 신경 쓸 사람 없으니 충분히 쉴 수 있어 차라리 잘 된 일이라고 여긴다. 항상 곁에 있을 것이라고 여겼던 아내와 아들. 그러나 두 사람이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종철은 자책하게 되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얼마 후 매일 술에 절어사는 종철은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눈앞에서 쓰러진 영웅을 구하다 유괴범으로 몰리고, 이를 계기로 상어를 좋아하는 엉뚱한 아이 영웅과의 인연도 시작된다. 러시아국립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나의 결혼 원정기> 조감독 수업을 받은 최종현 감독의 데뷔작.

100자평

그래도 탁재훈인데. <어린왕자>는 적어도 한번은 그가 웃음을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를 여지없이 배반하는 영화다. 그는 전혀 웃기려 들지 않는다. 대신 내내 혼자서 울 뿐이다. 그래선지 유사 가족을 소재로 한 휴먼드라마의 익숙한 공식, 그러니까 아들을 잃은 뒤 또래 아이를 만나 친해지는 과정이 부담스럽진 않지만 조금 심심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환상의) 소리를 만들지만 (일상의) 소리를 거부하는 주인공이 (일상에서 환상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설정과 전개는 나쁘지 않다. 폴리 아티스트라는 주인공의 생소한 직업을 꽤 적절하게 활용한 셈이다. 다만 영화는 극적인 상황 전후 인물들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는 그닥 많은 신경을 쓰지 못한다.
이영진/ 씨네21 기자

'탁재훈의 변신'이라는 말에 어쩔 수 없는 선입견을 갖게 되는 영화다. 그에 비하면 우정출연하는 '찰스' 정도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과장된 웃음을 찾아볼 수 없다. 탁재훈을 두고 뛰어났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어색하지는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라는 점에서 마냥 착하기만 한 영화라 해도 틀리지 않지만, 신파적인 영화일 거라는 또 다른 선입견에 비하면 폴리 아티스트라는 직업에 맞춰 김벌래씨가 우정출연하고, 애니메이션의 사용 등 영화는 꽤 공들인 흔적을 보여준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런 영화의 정서가 요즘처럼 황량한 극장가의 한파를 이겨낼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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