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What's Up] 오지랖이 넓어 괴로운 그대
2008-01-15
글 : 오정연
중국 정부, <로스트 인 베이징> “불건전하다”며 2년간 제작금지 조치
<로스트 인 베이징>

지난해 말, 외설적인 섹스장면을 포함한 영화에 대한 엄중한 처벌 의지를 밝혔던 중국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SARFT)의 기세가 등등하다. 2007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으로 초청된 뒤 검열을 통과하지 못했음에도 무삭제 버전으로 영화제 상영을 감행했던 <로스트 인 베이징>이 SARFT의 2008년 첫 번째 처벌 대상으로 지목된 것. “영화의 일부 성적인 분량이 규정을 어겼고, 불건전하고 부적절한 홍보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고 비허가 동영상으로 제작”했다는 이유로 제작자인 팡이와 제작사 베이징 로레알은 향후 2년간 중국에서의 영화제작과 배급을 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1월26일 중국 150개관에서 개봉하여 6주 만에 250만달러의 수익을 거둔 이 영화가 뒤늦게 된서리를 맞은 것에 대해 제작진은 “인터넷에 공개된 영상은 도둑맞은 것이었을 뿐 우리도 희생자”라며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팡이는 천안문 사태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애증관계를 다룬 <여름궁전>(감독 로예)의 공동제작자로 한 차례 상영금지 조치를 경험한 바 있다. 떠오르는 여류감독 리유의 세 번째 장편 <로스트 인 베이징>은 베이징의 대형 마사지업소를 배경으로, 물질이 삶을 장악한 중국인들의 비뚤어진 욕망을 그리는 드라마. 영화 속 마사지업소 주인이 직원을 강간하는 것에서 갈등이 시작되는데, 실제로 베이징 마사지업소 주인들은 불법 매춘 종용으로 악명이 높다. 이번 조치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범국가적인 계획과 관계됐다는 추측이 지배적인 것은 그 때문이다. 베이징 마사지업소의 이면을 드러내 중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영화를 처벌하는 것이, 새치기며 침뱉기를 금지하여 국민을 교화하고 거리에서 거지를 몰아내는 일련의 조치와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외설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랴, 자국 홍보에 신경쓰랴, SARFT는 이래저래 너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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