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VS] 누가 누가 더 무서울까?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2008-01-17
글 : 문석
영화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

1. 너 어느 별에서 왔니?

에일리언: 이 가분수형 괴물은 <에이리언>(1979)의 시나리오작가 댄 오배넌과 로널드 슈셋의 글과 스위스의 초현실주의 아티스트 H. R. 기거의 디자인을 통해 태어났다. 이 괴수의 뿌리를 알 수는 없지만, <에이리언>에서는 지구의 식민행성인 LV-426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에이리언 vs. 프레데터>(2004)에서는 최소한 기원전 3000년부터 지구 남극 지하에 존재한 것으로 설정된다.

프레데터: 지구에서 아주 먼 우주 어딘가의 행성에서 도시를 이루고 살고 있다. 만화, 소설 등의 원본이 된 영화 <프레데터>(1987)의 작가인 짐 토머스, 존 토머스 형제가 씨앗을 뿌렸고 <터미네이터> <쥬라기 공원> 등에서 특수효과를 담당한 스탠 윈스턴이 디자인한 이 고지능 외계생물은 지구에 문명을 전파한 정신적 선조(<에이리언 vs. 프레데터>)들일지도 모른다.

2. 본명과 습성

에일리언: 이들의 본명은 포식기생하는 외계종이라는 의미에서 ‘제노모프’(xenomorph). <에이리언2>에서 한 장교가 이렇게 부른 데서 유래했다. 제노모프에게 삶의 의미는 번식과 파괴라는 일차원적 본능뿐이다. 다른 종의 몸을 빌려야 번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들은 잔인한 공격성을 띤다. 하지만 어쩌랴. 이들의 거대한 머리 크기는 두뇌의 능력과는 무관해 문명을 이루지 못한다.

프레데터: 이놈들의 본명은 ‘요차’(Yautja) 또는 ‘히시’(Hish)다. 요차는 영화가 발표된 뒤 라이선스를 얻어 출간된 만화에서 붙여진 이름이며, 히시는 소설 버전에 유래한 것이다. 이 외계인들의 지능은 엄청나다. 공격적 성향의 다른 종족을 사냥하는 것이 이들이 가장 즐기는 스포츠다. 100년마다 청소년 요차들을 에일리언과 대결시키는 것도 모자라 가끔은 지구인도 사냥한다.

3. 강점과 약점

에일리언: 단단한 껍질, 강력하고 날카로운 발톱, 치명적인 꼬리도 파워풀하지만 에일리언의 주무기는 이중 입 공격이다. 겉으로 드러난 삐쭉빼쭉한 이빨보다도 혀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튀어나오는 입 모양의 기관이야말로 에일리언의 필살기다. 피부가 절단됐을 때 뿜어져나오는 피(또는 수액)도 무시할 수 없다. 이 강산성의 액체는 지구인들의 모든 물질은 물론이고 프레데터의 갑옷마저도 녹일 수 있다. 살벌하기 짝이 없는 에일리언의 외모는 공포를 만들어내지만 동시에 약점도 된다. 머리가 워낙 커서 뒤뚱거리기 십상이며 상대의 표적이 되기도 쉽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흘러내리는 침은 카리스마 조성에 방해물이 되는 듯. 에일리언 인형 안에 들어간 배우(<에이리언>에서는 218cm의 나이지리아인 라지 바데호)의 동작이 너무 적나라해 민망할 때도 있다.

프레데터: 거구에 괴력까지 가진 이들 종족은 과학기술의 산물인 각종 무기와 장비로 상대를 요리한다. <프레데터> 1, 2편과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1, 2편을 통해 무기는 바뀌었지만, 기본 요소는 팔목과 팔뚝에서 튀어나오는 날, 단검(또는 원반형 검), 어깨에 장착하는 플라즈마 발사기, 날아가는 그물, 그리고 길었다 줄었다 하는 창 등이다. 여기에 어둠이나 밀림 속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열추적 장치(<에이리언 vs. 프레데터2>에선 상대방 몸속의 질병까지 투시한다… 가히 신의 경지!)와 투명인간이 될 수 있는 클로킹 장치, 초강력 폭탄까지 장착하고 있으니 무적에 가깝다. 그러나 형광빛의 피가 적들에 발각되기 쉽다는 점이나 무리지어 다니지 않는다는 점은 약점에 해당한다. 특히 마스크를 벗은 쌩얼은 고도의 지적 존재로서의 권위를 망가뜨리곤 한다.

4.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에일리언: 복잡한 구조와 좁은 통로가 있는 곳에서 무조건 유리하다. 빠른 발과 어둠 속에 잘 숨는 습성 덕분. 근접전에서는 막상막하지만 꼬리의 창 기능이 추가돼 좀더 유리한 듯.

프레데터: 밀림이나 들판처럼 트인 곳에서는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고화력 무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여차하면 폭탄으로 씨앗까지 말려버릴 수도 있으니 종합적으로는 프레데터의 판정승.

5. 이들과 만나면

에일리언: 조디 포스터 같은 패닉룸이나 엄청난 화력의 무기가 없다면 살아날 가능성은 0%다. 차라리 재빨리 에일리언의 알을 찾아 얼굴에 페이스허거(에일리언의 유충으로 기생 대상에 태아를 집어넣는다)를 자진해 붙이고 가까운 병원에서 적출 수술을 받아라. 에일리언은 태아를 몸 안에 넣은 사람은 건드리지 않는다.

프레데터: 피부가 벗겨진 채로 나무 위에 거꾸로 매달리기 싫으면 약한 척해라. 프레데터는 공격적 성향의 대상만 사냥하는 본성이 있다. 곰을 만났을 때처럼 엎어지든가 평화주의자인 양 하면 생존률은 90% 이상이다. 만약 치명적인 질병을 앓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프레데터는 당신에게 자비를 베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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