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제65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 없이 발표
2008-01-14
글 : 안현진 (LA 통신원)
뮤지컬·코미디 부문 <스위니 토드>, 드라마 부문 <어톤먼트> 작품상 수상

제65회 골든글로브의 영광은, 2차대전을 배경으로한 로맨스 시대극 <어톤먼트>와 팀 버튼 표 뮤지컬 영화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이하 <스위니 토드>로 돌아갔다. 작가조합의 파업으로 취소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수상결과만 발표됐는데, 호텔 앞의 군중도, 리무진으로 가득찬 교통체증도, 시상식과 유명인사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도 없이 한산하게 진행됐다. 정확히 말하면, 비벌리 힐튼 호텔 볼룸에서 진행된 35분 가량의 ‘골든글로브 수상자 명단 발표’는 주최측인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 82명 회원과 홍보 담당자들, TV 채널에서 파견된 57명의 뉴스팀들, 125명의 인쇄매체 기자들과 40명의 사진기자가 “케이블 TV 엔터테인먼트 쇼 스타일로 진행된 수상자 발표”를 현장에서 지켜본 전부였다고 한다.

<어톤먼트>
<스위니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드라마 부문과 뮤지컬·코미디 부문으로 나눠진 영화 부문의 작품상은 <어톤먼트>와 <스위니 토드>가 수상했다. 이언 매큐언의 소설 <속죄>를 <오만과 편견>을 만든 조 라이트 감독이 연출한 <어톤먼트>는 영화 드라마 부문의 작품상과 최우수음악상을 수상했고, 스티븐 손드하임의 핏빛 복수로 가득한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긴 <스위니 토드>는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발사의 탈을 쓴 악마 ‘스위니 토드’역을 연기한 조니 뎁은 <스위니 토드>로 생애 최초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얻었다.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의 주인은 각종 평론가 협회의 찬사를 얻은 대니얼 데이 루이스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데어 윌 비 블러드>에서 유전을 발굴해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는 채굴사업가를 연기했다. 드라마 부문의 여우주연상은 사라 폴리 감독의 <어웨이 프롬 허>에서 알츠하이머를 앓는 노년의 부인을 연기한 영국 배우 줄리 크리스티에게 돌아갔다. <라비앙 로즈>에서 전설의 여가수 에디트 피아프를 연기한 프랑스 여배우 마리옹 코티아르가 뮤지컬·코미디 부문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아임 낫 데어>에 출연해 밥 딜런을 남장연기한 케이트 블란쳇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이 각각 여우조연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한 줄리앙 슈나벨 감독의 <다이빙벨 앤 버터플라이>는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포함 2개 부문의 트로피를 가져갔으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을 연출한 조엘 코언과 에단 코언 형제도 각본상을 수상해 2개 부문을 수상했다.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은 디즈니-픽사의 <라따뚜이>가 수상했고, 숀 펜이 감독한 <인투 더 와일드>는 <Guaranteed>라는 노래로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해마다 골든글로브는 영화 부문과 더불어 TV 부문도 수상해왔는데, 새로 시작한 시리즈가 많았던 올해는 작가조합의 파업으로 인해 시즌이 중단된 시리즈들도 명단에 올라있어 아쉬움을 더했다. 지난해 <ABC>가 <그레이 아나토미>로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어글리 베티>로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ABC> <NBC> <CBS> 등의 정규방송 채널의 수확이 적었다.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매드 멘>은 케이블 채널 <AMC>에서 방영한 드라마로 1960년대 매디슨 가에 포진했던 광고전문가들을 다룬 이야기다. TV시리즈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은 <HBO>의 <엑스트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 풍자극이었던 <엑스트라>는 작가조합의 파업과 더불어 시즌1로 마무리됐다. 드라마 부문 남녀주연상은 <데미지>의 글렌 클로즈와 <매드 멘>의 존 햄이, 뮤지컬·코미디 부문은 <캘리포니케이션>의 데이비드 듀코브니와 <30 록>의 티나 페이가 수상했다. 미니 시리즈·TV영화 부문에서는 죄에 대한 신과 인간의 용서를 묻는 <HBO>의 TV영화 <롱포드>가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서 남우주연상(짐 브로드벤트)과 여우조연상(사만다 모튼) 등 3개 부문을 수상해 최다부문 수상작이 됐고, <라이프 서포트>에 출연한 퀸 라티파가 뮤지컬·코미디 부문의 여우주연상을, <앙투라지>의 제레미 피번이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예년과 같았다면 부문별 수상자들의 수상소감이나 레드카펫 위의 인사말 등을 외신들이 앞다투어 전했겠으나, 올해는 파업으로 인해 시상식이 취소된 특수성으로 <AP>에서 다소 심심한 소감을 전했다. <캘리포니케이션>에서 자유분방한 싱글대디를 연기해 TV시리즈 뮤지컬·코미디 부문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듀코브니는 “긴장되고 불안할 것 같아서 수상결과를 보고 싶지 않았다. 4시쯤 영화를 보러 갔는데, 집에 오면 결과가 발표될 쯤이라고 생각했다. 호텔로 걸어들어갈 때 전화가 오면 내가 상을 받은 걸로 생각하려고 했고 정말 그랬다. 패자에게 전화하는 경우는 없으니까.”라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어톤먼트>의 제작사인 포커스 피쳐스의 공동 대표 제임스 샤무스는 “우리가 사랑하는 영화다. 미국의 영화 역사에서 이 영화가 자기의 자리를 찾았다는 사실에 기쁘다”고 작품상 수상의 변을 전했다.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하비에르 바르뎀은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에 감사한다. 다른 훌륭한 후보가 많았음에도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영광이다”라고 E-메일을 통해서 소감을 보내왔다. 골든글로브를 주최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의 회장 조지 카마라는 “내년에는 골든글로브 역사상 가장 성대하고 멋진 쇼로 돌아올 것을 확신한다”며 수상자 발표를 마쳤다. 다음은 제6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수상결과다.

제65회 골든글로브 수상 결과

영화 부문

최우수작품상(드라마): <어톤먼트>
최우수여우주연상(드라마): 줄리 크리스티 <어웨이 프롬 허>
최우수남우주연상(드라마): 대니얼 데이 루이스 <데어 윌 비 블러드>
최우수작품상(뮤지컬·코미디):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최우수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마리옹 코티아르 <라비앙 로즈>
최우수남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조니 뎁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최우수여우조연상: 케이트 블란쳇 <아임 낫 데어>
최우수남우조연상: 하비에르 바르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최우수감독상: 줄리앙 슈나벨 <다이빙 벨 앤 버터플라이>
최우수각본상: 에단 코언, 조엘 코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최우수외국어영화상: <다이빙 벨 앤 버터플라이>
최우수애니메이션상: <라따뚜이>
최우수음악상: 다리오 마리아넬리 <어톤먼트>
최우수주제가상: "Guaranteed" <인투 더 와일드>

TV 부문

최우수작품상(TV시리즈 드라마): <매드 멘>(AMC)
최우수여우주연상(TV시리즈 드라마): 글렌 클로즈 <데미지>
최우수남우주연상(TV시리즈 드라마): 존 햄 <매드 멘>
최우수작품상(TV시리즈 뮤지컬·코미디): <엑스트라>(HBO)
최우수여우주연상(TV시리즈 뮤지컬·코미디): 티나 페이 <30 록>
최우수남우주연상(TV시리즈 뮤지컬·코미디): 데이비드 듀코브니 <캘리포니케이션>
최우수작품상(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롱포드>(HBO)
최우수여우주연상(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퀸 라티파 <라이프 서포트>
최우수남우주연상(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짐 브로드벤트 <롱포드>
최우수여우조연상: 사만다 모튼 <롱포드>
최우수남우조연상: 제레미 피번 <앙투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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