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뉴욕, 해변의 여인에 반하다
2008-01-22
글 : 김도훈
미국 뉴욕에서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연인>, 평론가들에게 호평 받아
<해변의 여인>

홍상수와 해변의 여인이 뉴욕에 안착했다. 지난 1월9일 미국 뉴욕의 예술영화 극장 ‘필름포럼’에서 개봉한 <해변의 여인>이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번민과 유머, 변덕스러움과 고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유쾌함과 불쾌함을 뒤섞을 줄 아는 재능을 가졌다”고 홍상수 감독을 상찬한 <뉴욕타임스>의 마놀라 디지스는 “실망스러웠던 <극장전> 이후 최상의 작품”이라는 말로 <해변의 여인>을 호평했다. “홍상수의 영화에서 언제나 그렇듯이, 모든 캐릭터들은 지나치게 많은 알코올을 섭취하고 욕설을 교환하고 고백을 한다. (중략) 그러나 이 작품에는 그의 초기작들에 담겨 있는 플래시백과 병렬적인 스토리라인의 사용이 없고, 내러티브의 생략과 퍼즐박스 같은 복잡함도 없다. <강원도의 힘> 같은 작품과 비교하더라도 매우 심플해 보이지만- 홍상수의 영화가 항상 그렇듯이- 여기에는 보이는 것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

<빌리지 보이스>의 짐 호버먼은 <해변의 여인>을 “홍상수의 전작들처럼 직조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을 덜 사로잡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현대 한국 감독 중에서 가장 프랑스적인 감독인 홍상수의 어조는 익살맞고 양식은 분산적이며 그의 세계에서의 근원적 분열은 남과 북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다. 그의 영화들은 거북스런 허풍과 징후적인 행동과 주도면밀한 카메라 배치로 술화된다. 홍상수의 모든 영화들은 ‘일상의 정신병리학’이라는 부제가 붙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인디와이어 닷컴>은 “개념적으로 우아하고 캐릭터에 있어서는 완벽하게 솔직하다”고 평가했고, <프리미어 온라인>은 “유쾌하다. 홍상수의 가장 매력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영화인 <해변의 여인>은 자기파괴적인 강박관념과 배신과 위선에 관해 카베 자헤디의 <나는 섹스중독자>(I Am a Sex Addict)보다도 훨씬 솔직하다”고 호평했다. 거의 유일하게 칭찬을 아낀 <할리우드 리포터>는 “홍상수 특유의 통찰력과 내러티브적인 혁신이 부족하다”는 말로 실망을 표했다.

재미있는 것은 많은 비평가들이 닮은 두 여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해변의 여인>으로부터 앨프리드 히치콕의 걸작 <현기증>의 영향력을 읽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뉴욕타임스>의 마놀라 디지스는 “중래가 선희에게 그녀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묻고는, 그녀의 대답이 문숙과는 다르다는 점 때문에 실망한다. 이는 김중래 혹은 홍상수가 최근에 히치콕의 <현기증>을 봤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고, <인디와이어 닷컴>은 “영화의 구조는 결국 <현기증>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단호하게 풀이하고 있다. <해변의 여인>은 현재 <로튼토마토닷컴>에서 90%의 신선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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