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1월24일 오후 2시 장소 CGV 용산
이 영화 1930년대 경성. 경성방송국 PD 로이드(류승범)는 작가 노봉알(김뢰하)와 함께 <사랑의 불꽃> 드라마를 만들기로 한다. 기생 명월(황보라), 아나운서 만철(오정세), 재즈 가수 마리(김사랑), 독립투사의 정체를 숨기고 있는 음향 담당 K(이종혁) 등이 가세헤 드라마팀이 꾸려진다. 조선 최초의 라디오 드라마. <사랑의 불꽃>은 방송 초기 애드립 사고와 팀내 불화에도 불구하고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음향 효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일본군의 압력을 받고 있는 방송국 국장은 로이드에게 드라마의 엔딩을 수정하라 명령하고 로이드는 고민에 빠진다.
100자평
걱정했던 것만큼 <웰컴 미스터 맥도널드>를 노골적으로 흉내내지는 않았다. 배우들의 능청맞은 연기는 썩 좋고 화면 위에 구현된 30년대 경성도 그럴싸하며, 설정도 잘 잡았다. 하지만 영화는 너무 안전하게만 논다. 충분히 폭발할 수도 있었던 농담들이 몸을 사리는 통에 반쯤 주저앉았달까. 재료는 충분히 좋지만 <라듸오데이즈>는 이미 가지고 있는 재료가 가진 기본적인 장점 이상의 무언가를 끄집어내지 못한다. 듀나/영화평론가
늘 충무로가 위기라고 하는데 돈이 남아도는 모양이다. 텔레비전 단막극보다 못한 이야기에 극장용 제작비를 투자할 여력이 있으니 말이다. <라듸오데이즈>는 뭣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어떻게든 웃기려 하지만 마냥 지루하기만 하고, 배우들은 그저 낭비만될 뿐이다. 한국 TV 드라마의 클리쉐를 비꼬면서 튀고 싶었나? 노골적으로 등장하는 임성한 작가의 <하늘이시여>는 오마주인지 조롱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전에 먼저 자신을 돌아봐야 할것 같다. 누구나 코웃음 치는 그 뻔하디 뻔한 TV 드라마가 <라듸오데이즈>보다는 몇배는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김종철/ 익스트림무비(extmovie.com) 편집장
시대의 아픔을 거둬내고 노곤한 삶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라듸오데이즈>에는 이상할 만큼 이야기의 기복이 느껴지지 않는다. 최초의 라디오 드라마를 기획하고, 방송국의 압력과 갈등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극적인 결말이 있음에도 영화는 시종일관 나른한 분위기에 빠져있다. 이것이 시대를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인지는 모르겠으나 장르의 요소를 갖고도 활용하지 않는 방식은 영화의 위치를 애매하게 한다. K의 드라마가 단지 판타지적인 엔딩만을 위해 사용되는 부분도 아쉽다. 역사적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모두 정치적일 필요는 없지만 자신이 선택한 에피소드를 소홀히 하는 건 영화 자체에 대한 태도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정재혁/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