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디지털 삼인삼색’의 스펙트럼이 공개됐다. 전주국제영화제는 1월28일 간담회를 열고 이드리사 우에드라오고, 마하마트 살레 하룬, 나세르 케미르 등 아프리카 대륙의 세 감독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삼인삼색’은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전제로 편당 5천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하는 디지털영화 제작프로그램”으로 영화제 인기 섹션이다. 2006년에는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특별전이 열렸고, 이듬해인 2007년에는 <디지털 삼인삼색 2007: 메모리즈>가 같은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시아에서 유럽, 그리고 더 나아가 아프리카 작가들에까지 ‘삼인삼색’의 인연이 닿은 데에는 “해외 30개국에서 119차례나 상영됐던” <디지털 삼인삼색> 결과물에 관한 창작자들의 관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병록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또한 “3년 전에 북아프리카 마그레브 지역의 영화들을 특별전으로 소개한 바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그 특별전의 취지를 잇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3인의 감독 중 비교적 국내에 잘 알려진 이는 이드리사 우에드라오고. 부르키나파소 출신의 이 감독은 “아프리카영화를 대표하는” <탈라이>(1990)를 연출했으며, 올해 전주에는 가난한 연인들에게 복수의 그림자가 드리운 <The Birthday>를 선보일 예정이다. “복수심이 인간관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2년 전에 전주를 방문했던 튀니지의 나세르 케미르 감독의 <The Alphabet of My Mother>는 “죽은 아들을 보고 싶어하는 한 어머니의 소망”을 “과거와 현재의 이미지를 혼재해서” 되살리는 영화다. <다라트>로 2006년에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던 마하마트 살레 하룬은 “사막을 가로질러 긴 여행을 떠났던 한 남자”가 마을에 돌아와서는 완전히 딴사람이 되는 줄거리의 <Expectations>를 통해 빈곤의 악순환에 사로잡힌 이들의 일상을 묘사한다. 9회 전주국제영화제는 5월1일부터 9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