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리뷰]
父子는 용감했다, <마이 뉴 파트너> 공개
2008-02-26
글 : 문석

일시 2월25일 오후 4시30분
장소 서울극장
개봉 3월6일

말X3

"김종현 감독이 3월8일에 장가갑니다. 이 영화는 3월6일 개봉하고요. 다들 알아서 해주시겠지요?" - 안성기
"눈이 많이 오는데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흥행했으면 좋겠습니다." - 조한선

이 영화

강영준(조한선)은 경찰대학 출신의 엘리트로 내사과에 지원해 경찰들의 비리를 파헤치는데 주력한다. 그가 내사과에 지원한 것은 아버지인 강민호(안성기) 때문이다. 민호가 갖은 비리로 사법처리된 데다 바람까지 피워 어머니를 죽게 만들었다고 믿고 있는 영준은 아버지를 증오하기 때문에 ‘경찰견’이라는 동료들의 비아냥까지 들어가면서도 열심히 비리 수사에 나선다. 영준은 한 형사의 비리를 수사하다가 그를 죽음으로 몰고가고, 그가 부산의 마약 조직과 관련있음을 알게 되고 부산으로 파견가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풍속반 반장인 영준과 8년만에 재회하게 되고 함께 수사를 펼치는 뜻하지 않은 상황을 맞이한다.

100자평

<마이 뉴 파트너>는 비리 형사였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비리 경찰을 잡아내는 내사과 형사가 된 아들이, 8년만에 아버지를 만나 '뉴 파트너(쉽)'을 이루면서 부자지정(父子之情)을 회복하게 된다는 줄거리에 군데군데 유머가 가미된 영화이다. 영화 초반의 약 10분간은 속도감 있는 편집에 공간활용도 높은 화면구성으로, 뭔가 새로운 장르영화가 될 것 같다는 기대를 품게 만든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곧 무너지고 만다. 중반이후 러닝타임은 심하게 늘어지고, 간간히 기대를 살짝 비껴가는 웃음의 장치들이 그 공백을 가까스로 메우지만 그것도 역부족이다. 후반부 갑작스럽게 사건은 요동치지만, 개연성이나 참신함도 별반 없는데다, 클라이막스에서 형사와 범인의 부정(父情)이 엮여들어가는 대목도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마이 뉴 파트너>는 오랫만에 배우 안성기의 정겨운 얼굴을 보면서, <투캅스> 시절의 향수에 젖고 싶은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코미디도, 액션도, 코미디도 뭔가 부족한 영화이다. 안성기 뿐 아니라 <열혈남아>에서 좋은 배우의 가능성을 보여준 조한선이나 정석용, 김여진 등 연기력 있는 배우의 역량이 낭비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냉정한 말이지만, 캐스팅'만' 좋은 영화이다.
황진미/영화평론가

<마이 뉴 파트너>의 이야기는 생각해보면 갈 길이 정해져 있다.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면서 수사를 펼칠 것이고, 몇몇 계기를 통해서 아버지와 아들의 정을 되찾을 것이다. 결국 문제는 이 뻔할 수밖에 없는 경로 속에서 얼마나 아기자기한 잔 가지를 만들어내느냐와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을 끄집어내느냐인 셈이다. 중반까지 영화의 전략은 성공하는 듯 보인다. 경험을 통해 잔뼈가 굵은 민호의 수사능력과 패기가 앞서지만 정작 범인 수사는 거의 해보지 않은 영준의 스타일이 대비되면서 영화는 활력을 갖게 되고, 민호의 진심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감정적인 공감대 또한 형성된다. 하지만 후반부 클라이맥스에 이르면서 영화는 그동안의 경쾌한 속도를 잃기 시작한다. 예측가능한 상황이 진행되고 감정적으로도 제자리를 맴도는데도 이야기는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다. 영화 초반 과거를 빠른 화면편집으로 정리했던 것과는 영 대조적이다. 데뷔작 <슈퍼스타 감사용>을 만들었던 김종현 감독의 야구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여러 장면은 쏠쏠한 재미를 준다.
문석 <씨네21>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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