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버디무비와 부자의 재회극 <마이 뉴 파트너>
2008-03-05
글 : 문석
15년 만에 돌아온 비리 형사 안성기, 새 파트너 조한선을 만나다

강영준(조한선)이 경찰대학을 나와 내사과에 들어가게 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지대했다. 영준은 늘 뇌물을 받아먹고 불륜까지 저지르는 아버지 강민호(안성기)를 보면서 비리 경찰을 붙잡는 경찰이 되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그는 마약 조직과 관련을 맺고 있는 한 형사를 추적하던 중 부산의 마약 밀매조직이 그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사를 위해 부산의 한 경찰서로 파견나간 그는 그곳에서 풍속반장으로 일하고 있는 민호와 8년 만에 재회하게 된다. 그는 내키지 않지만 수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버지와 파트너를 이뤄 좌충우돌하면서 거대한 범죄의 세계와 맞닥뜨리게 된다.

<마이 뉴 파트너>는 거의 용도폐기되고 있던 형사 버디무비의 맥을 따르는 영화다. 이 영화가 참신할 수 있는 지점은 ‘투캅스’를 아버지와 아들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아들과 아버지라는 위치의 차이만큼이나 이 파트너십에서 두 사람의 목적은 다르다. 아들은 자신이 쫓는 범인을 빨리 붙잡아 증오해 마지않는 아버지 곁을 떠나길 원하지만, 아버지의 관심은 범인보다는 아들에게 과거를 용서받고 둘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데 맞춰져 있다. 버디무비 특유의 파트너 사이의 성격 또는 스타일 차이가 이런 맥락에서 비롯되는 것은 흥미롭다. 현장 경험이 거의 없는 아들이 의욕만 내세우지 별 성과를 못 거두는 데 비해 풍부한 경험을 갖춘 아버지는 직감에 의존하는 알짜배기 수사를 펼친다. 민호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아버지의 자리를 찾으려는 동시에 같은 직업을 가진 아들에게 자신의 축적된 노하우를 전수하려 한다. 전개과정과 결말이 대략 예측 가능한 기본 설정에서도 이 영화가 (중반까지) 흥미를 주는 것은 버디무비와 부자의 재회극이 긴장감있게 잘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이 두 가지 요소가 흐트러지는 후반부는 더욱 아쉬운 느낌을 준다. 액션영화에 걸맞은 화끈한 결말이라는 강박과 부정(父情)에 대한 필요 이상의 강조 때문에 영화는 그동안 보여줬던 미덕을 잃고, 비교적 잘 유지되던 경쾌한 리듬마저 놓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치지 않는 안정감을 보여준 안성기와 한치 성장한 조한선의 연기는 이 영화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슈퍼스타 감사용>을 만든 김종현 감독의 야구에 대한 애정 또한 영화에 잔재미를 부여한다. 고등학생 시절의 영준으로 조한선의 실제 동생 조한준이 출연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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