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4일 마리온 코티아르의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은 프랑스 언론에 실로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프랑스영화의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8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오스카에서 프랑스 배우들의 활약은 미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1960년 <오트빌로 가는 길>(Chemins de Haute-ville)의 시몬느 시뇨레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의 젊은 여배우가 다시 한번 반세기 전의 영광을 모든 프랑스인들에게 회상시킨 것이다. 시상식 당일 코티아르는 “할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삶과 사랑…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이 도시에는 천사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라며 시적인 수상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오스카의 수상과 더불어 그녀는 영국의 BAFTA(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어 프랑스 영화사에 곱절의 영광을 안겨다주었다.
하지만 오스카 시상직 직후 프랑스 텔레비전 프로그램 <Paris Derniere>가 마리온 코타아르가 9·11을 “미국 정부의 조작”이라 이야기했던 2007년 2월16일의 인터뷰를 재방영하면서, 그녀가 오스카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얘기가 불거져나오기 시작했다. 문제의 동영상은 “비행기가 충돌했다고 빌딩이 그렇게 쉽게 무너져내리나? 뉴욕에서는 몇분 만에 모든 것이 붕괴됐다. 우리는 거짓말에 속고 있다”는 그녀의 멘트를 담고 있다. 이 클립은 곧 유튜브와 데일리모션(Dailymotion) 사이트에 그대로 업로드됐고 1만1천명 이상의 네티즌이 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커지자 마리온 코티아르의 변호사인 뱅상 톨레다노는 “그녀는 단 한번도 9·11 테러 발생에 대해 정치적 반론을 일으키려 한 적이 없다. 과거의 그녀가 일으킨 반향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그녀를 변호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 사건은 미국과 영국의 여러 언론들의 한 지면을 장식하며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이 취소될 것이라는 루머까지 양산해내고 있다. 프랑스 언론들은 2007년 당시 방송 멘트에 대한 마리온 코티아르의 자세한 입장이 실린 기사를 저마다 싣고 있으며, 이 같은 논쟁이 코티아르의 예술적 재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다가 그녀가 지금 미디어의 ‘음모’에 희생당하고 있는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변호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