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스폿 인터뷰] “카메라 뒤는 언제나 즐겁다”
2008-03-11
글 : 박혜명
사진 : 서지형 (스틸기사)
서울국제여성영화제 10주년 단편 프로젝트를 위해 단편 을 연출한 이수연 감독

5년 만이다. 절제력있는 화법의 공포물 <4인용 식탁>(2003)으로 데뷔한 이수연 감독을 현장에서 만났다. 지난 2월21일 밤 신사동의 한 카페. 이수연 감독은 신성록, 윤희석(<오래된 정원>), 마동석(드라마 <히트>), 박정복 등 네명의 남자배우들이 주고받는 시시콜콜한 수다를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그가 찍는 단편 <Rabbit>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10주년 기념 단편 프로젝트 <텐 텐>을 위한 것. 네 남자가 서로 같은 여자와 약속을 잡았단 사실을 모른 채 대화를 이어가는 영화다.

-장편 데뷔 이후 5년 만이다. 그동안 뭘 하고 지냈는지.
=단편을 하나 찍었고 ( ‘이공’ 프로젝트 <스무고개>), 사실은 매년 시나리오를 쓰고 준비를 했는데 그게 다 잘 안 된 거다. (웃음)

-데뷔작과 대비하면 매우 발랄한 단편이다.
=영화제쪽에서 제시한 키워드가 도시와 여성이었다. 지금 도시를 살고 있는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라는 것인데, 역으로 같은 시대 같은 공간을 살고 있는 남자들로부터 미래의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싶었다. 네 남자들이 모두 알고 있는 그 여자의 실체. 그걸 쫓아가는 영화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출연배우들하고 여성관 같은 것에 대해 인터뷰한 게 있다. 그들의 답변을 영화 앞뒤로 붙일 생각이다.

-장편을 구체적으로 준비 중이라던데.
=<환궁>이라는 영화다. 궁으로 돌아간다는 뜻. 지난해 부산영상위에서 개발비 지원하는 시나리오 공모전 1등상을 탄 시나리오다. 아, 내가 썼다.

-소재와 줄거리가 어떻게 되나.
=공개하긴 어렵다. (웃음) 아이템이 좀 독특한 거라서.

-장르는 어떻게 되나.
=판타지스릴러 정도. 완전히 스릴러라고 보긴 어렵고, 판타지가 가미된 드라마라고 할 수도 있겠다.

-데뷔작과 유사한가.
=그만큼이나 센 설정이 들어가 있긴 한데 판타지적 설정도 있고 코미디도 들어가 있어서 많이 다를 것 같다. 공포물이 전혀 아니다.

-<Rabbit>은 원래 제목이 <그녀는 아직…>이었는데 촬영장소인 카페 이름과 똑같은 제목으로 바꿨다.
=1차적으론 카페 이름이고, 토끼가 가진 여러 함의가 재미있어서 제목으로 쓰게 됐다. <플레이보이> 로고도 토끼고 그 외에도 다른 성적인 뜻도 있고.

-하루 동안에 다 촬영하는 일정이었는데 무사히 끝냈나.
=아침 7시30분쯤 끝났다. 해뜨기 전에 끝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나중에 창문을 다 막고 마저 작업했다.

-현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더라. 밝은 영화라서 그런가 싶었다. 나중에 밝은 영화를 찍어볼 생각은 없는지.
=무서운 영화를 찍는다고 해서 현장 분위기도 무서운 건 아니다. (웃음) 카메라 뒤는 언제나 즐겁다. 내가 현장 체질이라 그런지 몰라도, 영화를 찍으러 나가면 웃을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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