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런딤
2001-11-06
시사실/ 런딤

■ Story

핵전쟁으로 대부분의 도시가 물에 잠긴 서기 2050년. 핵폐기물 불법투하로 이득을 취하며 세계를 정복하려는 악의 단체 네서스와 그들로부터 지구를 지키려는 단체 그린 프론티어가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그린 프론티어에는 최고의 초감각 ‘펄스’를 지닌 대장 강두타(김정현)가 조종하는 막강 로봇 런딤이 있다. 네서스는 런딤에 대항하기 위해 초감각을 가진 소년, 소녀들을 전투요원으로 길러낸다. 네서스의 요원 박주노는 입학 첫날 만난 소녀 칸나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첫 전투가 시작되었을 때 네서스 상층부는 박주노를 미끼로 런딤과 강두타를 없앨 계략을 세우고, 그것을 눈치챈 강두타는 위험을 무릅쓰고 박주노를 구한다.■ Review 셀 작업 없이 100% 컴퓨터로 빚은 디지털 3D 애니메이션 <런딤>은 지난 4월 13부작 TV 애니메이션으로 MBC에서 먼저 선보였다. 극장판 <런딤>은 악의 단체 네서스에 맞서는 그린 프론티어의 대결이라는 기본 설정과 강두타, 박주노, 칸나, 유미라 등 캐릭터에는 변함이 없고 줄거리는 가지런하게 정리가 됐다. 눈에 띄는 것은 TV판보다 훨씬 세련된 영상. 주력한 것은 기존 3D 애니메이션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캐릭터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 캐릭터의 움직임을 역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사람 몸에 센서를 부착한 뒤 동작 하나하나를 캐릭터에 입힌 ‘모션 캡처’ 방식을 채용한 것도 그런 노력의 하나다. 덕분에 캐릭터의 움직임은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졌다.

하지만 센서로 해결할 수 없는 것도 있다. 바로 캐릭터의 표정. 감정이 살아 있는 입술의 움직임과 얼굴 표정을 표현하기 위해 ‘립싱크와 페이셜’이라는 기술을 개발해냈지만, 마네킹 같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그런 무표정은 때로 등장인물의 감정에 동화, 몰입하는 것까지 가로막는다. 그러나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 거대한 해일 등 물의 표현력은 깜짝 놀랄 만큼 생생하고 사실적이다. 런딤, 울트라 런딤, 아이라 등 거대로봇의 메탈 질감 등도 섬세하며, 그린 프론티어와 네서스의 로봇 전투신은 현란한 구도에 더해 화려하고 스피디한 액션이 돋보인다.

<나에게 오라> <청춘>의 배우 김정현이 그린 프론티어 대장 강두타를, <맛있는 청혼> <쿨> 등에 출연했던 신세대 탤런트 소유진이 그린 프론티어 요원 유미라의 목소리 연기를 했고, 가수 유승준이 주제가를 불렀다.

위정훈 osc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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