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홉살이 된 전주국제영화제가 4월1일 중구 세종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프로그램 및 상영작을 발표했다. 영화제의 문을 여는 개막작은 일본 감독 만다 구니토시의 <입맞춤>. 입맞춤이라는 행위가 인간관계에 끼치는 영향을 포착한 저예산영화다. 전주영화제쪽은 “독창적인 이야기와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연기가 돋보인다”고 밝혔다. 폐막작은 여섯 번째 인권영화프로젝트 <시선1318>이다. 방은진, 전계수, 이현승, 윤성호, 김태용 등 5명의 감독들이 ‘청소년 인권’이라는 주제를 다양하게 변주했다. 조직위원장인 송하진 전주시장은 “방황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마음에서 폐막작으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2008년에도 전주는 세계의 성찬을 상차림으로 내놨다.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베트남의 영화들이 디지털 삼인삼색, 특별전 등 다양한 섹션으로 준비됐고, 헝가리 거장 벨라 타르와 뉴 저먼 시네마의 거장 알렉산더 클루게 특별전이 각각 열린다. 관객과 만나기 힘들었던 희귀한 영화들을 소개하는 영화제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지만, 몇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 먼저 지난해 디지털 스펙트럼과 통합한 ‘인디비전: 국제경쟁부문’의 명칭이 ‘국제경쟁’으로 바뀌었다. 세계의 신인감독을 발굴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경쟁부문임을 강조해 관객의 주목을 끌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정수완 수석프로그래머에 따르면, 이 부문의 경쟁작을 선정할 때 국가 안배에 상관없이 작품에 중점을 뒀으나 뽑고 보니 필리핀, 중국, 미국 등 최근 영화 만들기가 활발한 국가의 영화들이 포함됐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시네마스케이프 섹션이 ‘동시대 영화 풍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20편에서 38편으로 상영작 수가 대폭 늘어났음을 강조했다. 전체 출품작 수는 지난해보다 170여편 늘어난 1204편. 한국영화 출품작 수가 증가한 것도 올해 전주영화제의 성과 중 하나다. 한국영화는 장·단편을 합쳐 모두 39편이 상영된다. ‘자유, 독립, 소통’을 내세운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는 5월1일부터 9일까지 40개국에서 출품한 195편의 상영작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