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본드가 시리즈 역사상 최강의 적을 만났다. 그의 이름은 카를로스. 카를로스 로페즈. 칠레 북부 작은 시골 마을 바쿠에다노의 시장이다. 현재 촬영 중인 007 영화 <퀀텀 오브 솔러스>의 내용이 칠레의 마을을 장악하고 양귀비를 재배하는 마약왕과의 대결이냐고? 그럴 리가 있겠는가. 실제 바쿠에다노의 시장인 카를로스 로페즈는 지난 4월1일 <퀀텀 오브 솔러스> 촬영장으로 차를 몰고 돌진한 혐의로 구속됐다. 촬영진에 따르면 그의 차는 대니얼 크레이그와 본드걸 올가 쿠리렌코가 탑승한 차량과 카메라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질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로페즈가 촬영장을 침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자신이 시장으로 일하는 마을의 질서가 과도한 경찰력에 의해 어지럽혀진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둘째, 칠레인들의 땅이 영화에서 볼리비아로 둔갑한다는 사실이 싫어서다. 현재 석방되어 법원 출두를 기다리고 있는 로페즈 시장은 “겨우 1천명이 사는 마을에 특수부대와 소방차들이 쳐들어와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는 것을 보노라니 최악의 피노체트 집권 시절이 떠올랐다”고 정치적인 분노를 토했다. 그는 또한 “조국의 땅이 다른 나라의 땅인 양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도 싫다. 극영화라 할지라도 이웃 국가들은 이런 걸 이용해 정당하지 못한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며 민족주의적인 분노도 잊지 않았다. 칠레는 19세기 말 이웃 국가 볼리비아와의 전쟁으로 북부 광산지대를 병합했고, 두 나라간 간헐적인 영토 분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퀀텀 오브 솔러스>의 대변인은 “작은 사고였으며 정리하는 데 겨우 5분 정도가 소요됐을 따름”이라고 밝혔다. 22번째 007 영화 <퀀텀 오브 솔러스>는 오는 10월31일 영국을 시작으로 전세계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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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북부 시골 마을의 시장, 007 영화 <퀀텀 오브 솔나스> 촬영장에 차 몰고 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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