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4월 22일(화) 오후 2시
장소 코엑스 메가박스
개봉 4월 30일
이 영화
기센 아낙네들이 주도권을 잡은 한 마을, 떡장수를 하는 청년 강쇠(봉태규)는 밤일 제대로 못 하는 부실한 남자로 낙인찍혀있다. 동네 할멈(윤여정)과의 첫 관계에서 그 ‘정체’가 들통 난 뒤 주모(전수경), 봄이(서영)를 비롯한 온 마을 아낙네들의 놀림거리로 살아간다. 그런 그를 끝까지 보살펴 주는 사람은, 과거 그를 ‘부실남’으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한 형 강목(오달수)밖에 없다. 그런 한편으로 강쇠는 마을에 흘러들어온 한 여자 달갱(김신아)을 흠모하게 된다. 하지만 또 다시 형과 달갱이 혼인을 올리면서 좌절하게 된다. 그러다 한 도사(송재호)를 구해준 강쇠는 최강의 양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전해 듣고 실행에 옮긴다. 이후 소변으로 산불을 끄는 등 천지를 뒤흔드는 정력을 얻은 그는 동네 아낙들의 열렬한 구애에 시달리게 된다. 그럼에도 형수를 사랑하는 처지라 그의 마음은 늘 쓸쓸하다.
말말말
"우리 작품의 성적 코드에 대해 편견이 많은 것 같다. 봉태규, 윤여정, 김신아, 전수경씨 모두가 주위 분들로부터 왜 그런 영화를 하느냐는 소리를 들은 걸로 안다. 이런 편견에도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최선을 다해 준 배우들께 감사한다. 토속판타지 영화를 축제처럼 그려내고 싶었다.”
신한솔 감독
"데뷔작 <눈물> 때부터 <바람난 가족> <광식이 동생 광태> 등에서 여러 번 베드신을 촬영해 이제 베드신이 익숙하다. 이번에는 오히려 사람이 아닌 곰과 베드신을 한 것이 리액션 등에서 더 힘들었다.(웃음)"
배우 봉태규
100자평
정말 뜬금없는 B급 토속에로 소재를 메이저 자본으로 완성한 뚝심은 놀랍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로 시작해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를 연상시키는 송재호를 지나 <태극기 휘날리며>의 형제애까지 겹쳐지는(장동건-원빈과 오달수-봉태규 형제를 비교할 때 생겨나는 폭소) 이 흥미로운 콜라주는 꽤 영리하고 흥미롭다.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영화의 축제적 측면에 비해 해학적 요소가 좀 부족하지 않나 하는 게 아쉬움. 변강쇠가 생각보다 너무 점잖다.
주성철 <씨네21> 기자익히 알고 있는 변강쇠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자에서 거물로 탈태한 정력남의 감동적인(?) 희생극이다. 기존의 에로사극들이 보여준 익숙한 장면들을 재치 있게 묘사한 점은 흥미롭다. 아낙네의 밤 목욕은 싱크로나이즈로, 힘을 주체 못하는 변강쇠의 몸부림과 그에 반응하는 아낙네들의 절규는 흥겨운 난타로 보여진다. <변강쇠>외에도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뻐꾸기도 밤에 우는 가>등에서 모티브를 따온 부분이나, 변강쇠가 자신의 가공할 능력으로 슈퍼히어로적인 영웅이 되는 모습도 솔찬히 재밌다. 하지만 정작 강쇠와 아낙네들의 합궁이 시작되면서부터는 그처럼 신선한 재미들이 사라진다. 가장 난점은 변강쇠의 캐릭터다. 과거 이대근이 연기한 변강쇠에 비해 봉태규의 변강쇠에게는 아무런 매력이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생각도 없고, 그러니 사고칠 일도 없는 변강쇠는 오히려 마을의 아낙네들에게 제압당하는 수동적인 캐릭터다. 현대적으로 꾸민 새로운 ’가루지기’전이었다면 어땠을까. 웃음을 갖기에도, 육덕스러운 기운을 만끽하기에도 <가루지기>는 방해하는 요소가 너무 많은 영화다.
강병진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