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델리] 액션스릴러야, 코믹스릴러야?
2008-04-30
글 : 신민하 (델리 통신원)
발리우드 스릴러 <레이스> 흥행질주

발리우드 전반기 흥행의 승자는 영화 <라간>으로 한국에도 이름을 알린 아슈토쉬 고와리커가 감독한 인도 중세 무갈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물 <조다 아크바르>가 차지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스릴러물의 최고 콤비로 불리는 압바스와 무스탄 감독이 공동연출한 액션스릴러물 <레이스>가 선두자리를 조만간 탈환할 듯하다. 인도 전역에 700벌의 프린트로 개봉한 이 영화는 아닐 카푸르, 사이프 알리 칸, 악쉐이 칸나 등 발리우드 스타군단이 대거 투입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더니 재미있는 영화라는 입소문까지 돌면서 현재까지 6억840만루피(약 158억원)의 흥행수익을 올리며 무섭게 질주 중이다(한달 먼저 개봉한 <조다 아크바르>의 흥행수익은 약 162억원 정도). 영화의 스토리는 상반되는 캐릭터를 가진 이복형제와 관련된 살인사건이 주축을 이룬다. 어릴 적부터 경쟁심에 불타던 두 형제는 한 여자 모델을 동시에 사랑하게 되고 (보통 인도영화에 등장하는 형들이 그러는 것처럼) 형이 동생에게 양보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날 모델이 살해되면서 영화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용의자는 형제 중 한 사람으로 추측되지만 잘 짜인 스릴러물답게 해답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역을 맡은 아닐 카푸르의 코믹한 캐릭터가 가미되면서 액션스릴러가 코믹스릴러로 변질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코믹함이 흥행의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는 게 영화계의 견해다. 영화를 보는 내내 20~30분마다 한번꼴로 튀어나오는 발리우드 마살라 영화(전통 음악극에 다양한 장르가 가미된 인도영화)의 요소들은 발리우드영화 입문자는 물론 전형적인 마살라 영화에 목말라 있던 사람에게도 반가운 장면들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영화의 상당 부분이 남아프리카에서 촬영되었기에 이국적인 느낌도 강하다. 특히 영화 초반에 나오는 자동차 폭발장면은 발리우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리얼함(?)을 담고 있어서 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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