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소식]
라스트신에 대한 관객의 대답을 기다린다
2008-05-02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개막작 <입맞춤>의 감독 만다 쿠니토시

만다 쿠니토시는 평론가였다. 섹슈얼리티와 철학이 동거하는 구로사와 기요시의 기묘한 영화 <간다천 음란전쟁>(1983)과 <도레미파소녀의 피가 끓는다>(1985)의 각본과 조연출로 참여한 경력도 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거론된 건 그의 데뷔작 <언러브드>(2001)이후다. <입맞춤>(2007)은 그의 세 번째 장편이며 올해 전주의 개막작이다. 입맞춤. 어딘지 모르게 개막작과 어울리는 제목이 아닐는지. 영화는 조용하면서도 충격적이다.

<언러브드>의 각본을 아내와 함께 작업했던 만다 쿠니토시는 이번에도 그렇게 했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 “<언러브드>는 만들고 보니 나의 요구만 들어간 영화인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입맞춤>에서는 스탭이나 캐스팅 문제까지 전부 아내와 상의하며 만들었다. 영화란 누군가와 같이 만들어가는 공동 작업이라는 생각을 확고하게 갖게 된 것”이다. 공동작업의 과정 속에서 발견되는 창작의 기쁨을 그는 지금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입맞춤>을 만들면서 드디어 그 점을 완전히 깨닫게 됐다”고 한다.

시작은 프로듀서의 제안이었다. 제안 받은 소재만 놓고 볼 때 김기덕의 <숨>과 이를 데 없이 유사하다. 그 점을 뒤늦게 알고 만다 쿠니토시도 매우 놀랐지만, 그의 고민은 애초 또 다른 지점이었다. “사형수와 옥중 결혼하는 여자의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부담이 됐다. 무엇보다 사회적 책무를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풀어내기 힘든 소재인 것 같았다.”하지만 곧 사회성의 무게에서 벗어나 다른 것에 초점을 맞춰 보기로 마음 먹었다. 비교하자면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처럼 찍어보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의 완성도란 한 장면이 한 영화를 특별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되어 있지 않은 듯한 부분들이 모여 드디어 전체를 만드는 힘에 있다. 그런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입맞춤>은 마침내 그 부분들이 모여 기이한 라스트신으로 끝맺는다. “일본에서도 그 장면에 대해서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나에게 정답은 없다. 명확한 의도를 염두에 두고 찍었다고 말하기 힘들다. 그러니 이 장면에서 여주인공이 상대역에게 달려들어 입을 맞추게 된 건 나로서는 거의 무의식적인 행동이라 생각된다. 영화는 물론 여기서 끝난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다음을 생각해보면, 그 뒤로도 여주인공은 자기의 그 입맞춤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가 말하는 이 라스트신의 정체는 무엇인가. 만다 쿠니토시는 그걸 본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Kunitoshi Manda used to be a critic. He also was a screenwriter and an assistant director for Kurosawa Kiyoshi’s bizarre films such as “Kandagawa Wars” and “The Excitement of the Do-Re-Mi-Fa Girl.” However, it was only after his debut film “Unloved”, he started to gain reputation in Korea. “Kiss,” his third feature, opens JIFF this year.

Like “Unloved,” he wrote the script with his wife for “Kiss.” But this time he consciously has her influence much more. “We discussed everything from staff to cast. I get to think of filming as collaboration with others. I completely realized such pleasure while working on “Kiss,” he said.

The producer suggested a story about a woman who weds a prisoner on death row. “At first, it was burdensome. It was difficult unraveling the story without thinking about social responsibilities. Soon I wanted to focus on something else. I want to make a film like Clint Eastwood, who creates a meaning for the entire film with an insignificant set of scenes.”

“Kiss” gets to a bizarre last scene at the conclusion. “I get a lot of questions about the last scene. I don’t have an answer. I almost unconsciously made her kiss and the film ends at that point. However, if you keep on thinking, you will realize that she will also think much about her kiss.” What was he trying to say? Kunitoshi Manda wants to hear your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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