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파우스트에 자기희생적 로맨스가 결합된 영화 <영원한 젊음>
2008-05-02
글 : 안현진 (LA 통신원)

Youth Without Youth/2007/프랜시스 포드 코폴라/124분/미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루마니아/오후 5시/메가박스 8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10년의 침묵을 깨고 내놓은 신작. <영원한 젊음>은 <파우스트>에 자기희생적 로맨스가 결합된 영화다. 노쇠한 언어학자 도미니크 마테이는 필생의 연구를 끝내지 못하리라는 두려움과 젊은 시절 놓친 사랑에 대한 꿈으로 마음이 소란하다. 배경은 전운이 드리운 1938년의 루마니아. 절망을 자살로 끝내려던 도미니크는 번개에 맞고 신비스럽게 회춘하고, 과거의 연인을 꼭 닮은 베로니카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시간의 속도는 이상하게 흐르고, 연인은 결국 헤어진다. 세계적인 종교학자이자 언어학자인 미르치아 엘리아데의 동명소설이 원작인 <영원한 젊음>은, 코폴라가 시카고 대학에서 종교역사학을 배우던 중 매혹된 이야기다. 코폴라가 자비로 제작할 만큼 애착을 보인 이야기로, 한 인터뷰에서 "도미니크와 나는 많은 면에서 닮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엘리아데에 심취한 코폴라의 취향을 확인하는 것 외에 영화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2차대전이라는 역사적 사건은 부차적 플롯으로 전락했고, 도미니크를 연기한 팀 로스는 강렬한 전작들의 인상 때문에 오히려 밋밋하다. 동양사상에 익숙한 관객들이 호접지몽을 논하는 영화에 얼마나 매혹될지도 미지수. 그럼에도 거장의 필모그래피를 따라잡고자 하는 관객이라면 시도해볼만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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