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분신자살로 세상을 뜬 아이돌 섹시 스타 키사라기 미키. 그녀를 추모하기 위한 조촐하지만 별스러운 팬 클럽 모임이 열린다. 여기 모인 다섯 명의 사내들, 일명 이에모토, 스네이크, 오다 유지, 스트로베리 걸, 야스오는 키사라기 미키를 잊지 못하는 영원한 팬들이다. 그들의 모든 건 키사라기로 통한다. 그들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건 생전에 키사라기 미키가 남긴 화보나 필적이며 그들을 지금도 분노케 하는 건 생전에 그녀의 곁을 막아섰던 그 덩치 좋은 경호원 녀석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슬픈 건 그 날 밤 그녀의 죽음이다. 키사라기 미키는 과연 자살한 것인가? 참가자 중 오다 유지가 비장하게 그녀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고 하자 팬 모임 자리는 이제 엉망진창이 된다. 키사라기를 그림자처럼 뒤쫓던 스토커가 누구였는지 추론하게 되고, 여기 참가한 다섯 중 하나라는 생각까지 닿게 되면 이제 여기는 팬 모임이 아니라 서로를 의심하고 추궁하는 심문의 자리가 된다. 영화가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내내 얼굴을 볼 수 없는 그녀, 키사라기. 그녀를 위해 모인 이 사내들은 한 장소를 결코 떠나지 않으며 좁은 방 안에서 코믹 극을 만들어낸다. 그날 밤 키사라기에는 무슨 일이 생겼던 걸까.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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