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 Photos in The City of Sylvia│Dans La Ville De Sylvia│2007│호세 루이스 게린│67, 84분│스페인 등│오후 2시│메가박스 10
호세 루이스 게린의 <실비아의 도시에서 찍은 사진들>과 <실비아의 도시에서>는 당연하게도 각각의 두 작품이지만 둘이 묶여야 하나의 완성품이다. 실비아에 대한 기억을 좇는다는 명목으로 한쪽이 ‘이미지’의 영화를 추구한다면 또 한쪽은 ‘소리’의 영화를 추구한다. <실비아의 도시에서 찍은 사진들>은 스틸 이미지와 자막의 영화 즉 보는 것의 영화이며 <실비아의 도시에서>는 즉물적인 사운드로 가득한 듣는 것의 영화다. 어쩌면 실비아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실비아를 영화의 은유라고 놓을 때만 이 두 영화는 가치 있다. 실비아의 도시에서 실비아는 영화이며 실비아의 도시는 영화적 감각의 도시이고 이 두 영화는 묶여서 영화에 관한 영화가 된다. <실비아의 도시에서 찍은 사진들>은 정지된 스틸 이미지의 연속이며 매 장면마다 실비아와 얽힌 추억의 자막이 붙는다. 스페인 살라망카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했다는 것, 스페인 발음 실비아라고 불리기를 좋아했다는 것, 꿈이 간호사였다는 것이 실비아에 대해 화자가 알고 있는 전부. 미지의 실비아를 이 도시에 관한 사진들로 재구성하는 것이 이 영화다. 한편 <실비아의 도시에서 찍은 사진들>이 침묵한 채 이미지와 자막으로만, 그리고 어떤 인물도 등장시키지 않으면서 보는 것의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면, <실비아의 도시에서>는 인물을 등장시키고 그를 둘러싼 주변의 소리들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이 마침내 실비아와 닮은 그녀를 발견하고 거리를 헤매며 쫓아다니는 동안 단순한 화면을 채우는 이 도시의 복잡다단한 즉물적 소리들. 두편 모두 개념적으로만 치우쳐 있고 또한 효과보다는 의의만 앞서 있다는 건 큰 단점이지만, 그 아무것도 아닌 영화적 맥거핀(실비아!)을 통해 눈과 귀의 구체적인 감각을 포착하려고 시도한 건 주목할 만하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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