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LA] 영리한 애파토우 사단의 성공 비결
2008-05-21
글 : 황수진 (LA 통신원)
로맨틱 섹스코미디 <포겟팅 사라 마셜>

“우리 엄마는 너를 항상 맘에 안 들어했어, 사라 마셜”에서부터 “사라 마셜, 너 진짜 꽝이야” 등 한동안 버스 및 옥외 전광판을 가득 메웠던 티저 광고 덕에 실제로 사라 마셜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들의 원성을 꽤 사기도 했던 <포겟팅 사라 마셜>은 TV스타이자 여자친구인 사라 마셜에게 차인 평범하고, 감수성 예민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로맨틱 섹스코미디다. 각본을 맡은 제이슨 시겔이 주인공 피터를 맡아 열연하고 있다.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로 본격적으로 성공 궤도에 오른 뒤, <슈퍼배드> <사고친 후에>를 거쳐 <포겟팅 사라 마셜>에 이르기까지 주드 애파토우가 프로듀서를 맡은 이 저예산 코미디들은 그간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꾸준히 심심치 않은 성적을 증명함으로써 15살부터 30살까지의 미국 젊은 남성 관객을 겨냥한 서브 장르로서 그 자리를 다져나가고 있다. 애파토우 브랜드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시장을 개척했다기보다 자신의 주요 타깃층을 철저하게 파악하면서도 영리한 캐릭터 구축 및 캐릭터간의 관계 등을 완성도있고 매끄럽게 포착해냄으로써 십대 및 이십대 여성 관객까지도 흡수해내고 있다. <웨딩 크래셔> 등의 기존 성공작들과 비슷한 외양을 하고 있지만 애파토우의 작품들은 잘난 여자친구에게 차여 허우적대고, 겉으로는 안 그런 척하지만 오랜 친구와 헤어지는 것에 마음 아파하는 말랑말랑한 미국의 십대 남성의 내면을 좀더 현실성있게 그려낸다.

좋은 코미디 작품을 만들기까지는 만만치 않은 과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시나리오 지면에 놓인 대사들도 재치있어야 하고, 그 호흡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배우를 만나야 하고, 그 타이밍을 이해하는 몇 안 되는 감독들 손에 놓여야 한다는 등의 요건이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완벽하게 들어맞아야 한다.

그런 까닭에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거쳐 그 미묘한 균형을 잃게 될 수밖에 없는 미국 밖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그 빛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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