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봅시다]
[알고 봅시다] 서서도 누워서도 싸운다!
2008-05-22
글 : 주성철
<겟썸>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종합격투기 MMA 들여다보기

<겟썸>은 MMA 액션 장르가 학원물과 만난 케이스다. 전학 온 남학생은 그 학교의 ‘짱’을 만나게 되고, 한눈에 반한 여학생은 바로 그 짱의 여친이라는 식이다. 이전 할리우드 틴에이지 무비들이 이런 구조를 록음악을 하는 밴드 멤버 이야기 혹은 슬래셔 무비나 화장실 유머 영화와 뒤섞었다면 <겟썸>은 본격 격투기 영화로 만들었다. <겟썸>을 계기로 격투기 용어와 액션 디자인을 정리해봤다.

1. MMA, 서서도 누워서도 가능한 종합격투기

<겟썸>

제이크(숀 패리스)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경멸한 라이언(캠 지건뎃)에게 복수하기 위해 MMA 세계로 뛰어들게 된다. MMA는 ‘Mixed Martial Arts’의 약어로 스탠딩(서서) 그라운드(누워서) 모두 포함되는 룰을 지닌 ‘종합’ 격투기다. 그래서 K-1으로 대표되는 이종격투기와는 전혀 다른 의미다. ‘이’자에서 보듯 K-1은 Karate, Kickboxing, Kungfu 등 여러 가지 입식타격무술의 첫자가 K인 것에 착안해 그중 최고를 뽑아보자는 의도로 만들어진 이름이다. 이름 자체에 이종격투기의 의미가 포함된 것이다. 입식타격은 말 그대로 ‘서서 싸운다’는 의미로 K-1이 아닌 UFC와 프라이드(PRIDE)가 MMA에 속한다 할 수 있다.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는 무규칙 격투기의 시초이며, 격투기들 중 가장 역사가 짧은 프라이드는 힉슨 그레이시라는 유술가와 다카다 노부히코라는 프로레슬러 이 두 사람의 자존심 대결에서 시작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70년대 브라질에서 생긴 ‘발리 투드’(Vale Tudo: 포르투갈어로 뭐든지 가능하다는 뜻)에 기초하고 있는데, UFC가 8각의 철창 링 ‘옥타곤’에서 열리고 프라이드는 사각의 링에서 승부를 벌인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겟썸>은 프라이드에 가깝다 할 수 있다. 영화로 대략 확인할 수 있는 룰을 보면 이렇다. 헤딩 금지, 손가락이 드러나는 글러브 착용, 다운돼도 카운트를 하지 않으며 심판이 경기를 중단하거나 선수가 바닥을 두드리는 ‘탭아웃’을 해야 승부가 결정된다. 현재 공개적으로 MMA를 표방하고 있는 영화들로는 엽위신 감독의 <도화선>(2007)과 올해 개봉예정인 데이비드 마멧 감독의 <레드벨트>가 있다.

2. 영화 속 격투 용어 정리

레인지: 상대방과 나와의 거리. 타이밍과 더불어 모든 격투기 종목의 중요 요소.
마운트 포지션: 바로 누운 상대의 배, 가슴 위에 말을 타듯이 올라탄 자세.
리버스 마운트 포지션: 상대방에게 올라탔으나 마운트 포지션과 달리 상대방의 발쪽을 바라보고 있는 자세. 하체 관절기를 시도하기에 용이.
테이크 다운: 서 있는 상대를 잡아서 쓰러뜨리는 것.
파운딩: 누워 있는 적에게 펀치를 날리는 것.
태클: 상대의 다리쪽으로 돌파하여 상대를 넘어뜨리는 것.
암바: 그라운드 기술. 다리로 고정시켜 상대의 팔을 꺾는 기술.
니바: 암바와 똑같은 원리로 상대의 다리 하나를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 고정시킨 채 꺾는 기술.
스타핑: 상대방의 펀치나 킥이 완전히 나오기 전에 미리 눌러서 막는 기술.
탭: 상대방, 자신의 몸 혹은 바닥을 두드리는 행위. 항복을 의미한다.

3. 액션 디자이너, 조너선 유세비오와 데이먼 카로

<겟썸>이 보여주는 격투기는 UFC냐, 프라이드냐,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 ‘비트다운’이라는 영화 속 최후 시합의 명칭만 봐도 그렇다. 음성적으로 벌어지는 파이터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파이트 클럽>(1999)이나 <언디스퓨티드>(2002)에 가깝고, 정교한 ‘합’ 짜기를 위주로 하는 홍콩 무술 인력들의 참여가 없다는 점에서도 이상의 영화들과 가깝다. 하지만 위 영화들보다는 좀더 정교하고 리얼한 액션신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은 공동으로 액션 디자이너와 스턴트 코디네이터 두 역할을 겸한 데이먼 카로와 조너선 유세비오라는 주목받는 스탭들의 참여의 결과다. <파이트 클럽>(1999)의 액션 디자이너를 맡고 직접 대역 연기까지 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데이먼 카로는 이후 <본 슈프리머시>(2004), <300>(2006), <스파이더맨 3>(2007)에도 참여했다. 그리고 <겟썸>에서 제이크와 대결을 벌이는 ‘닥 호’로 출연하기도 한 조너선 유세비오는 <블레이드2>(2002), <데어데블>(2003) 등에서 스턴트맨으로 활약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본 얼티메이텀>(2007) 등으로 입지를 다진 뒤, 현재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액션영화들인 <드래곤볼> <닌자 어쌔신> <울버린> 모두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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