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리뷰]
쿵푸 고수가 되려는 팬더의 성장담, <쿵푸팬더> 공개
2008-05-21
글 : 문석

일시 5월 21일(수) 오후 2시
장소 용산CGV
개봉 6월5일

이 영화

강호의 고수가 되기를 꿈꾸지만, 둔한 운동신경과 축축 처지는 물살을 가진 탓에 가업인 국수집을 물려받아야 할 운명인 팬더 포(목소리 잭 블랙)에게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온다. 포는 무림 최고 후계자인 ‘용의 전사’를 결정하는 행사를 구경차 제이드 궁전에 갔을 뿐인데 난데없이 ‘용의 전사’로 지명된 것이다. 무림계의 사부인 시푸(더스틴 호프먼)는 타이그리스(안젤리나 졸리) 등 자신이 키우던 5인방 중 한명이 지명받지 못한데 실망하고 포를 내버려두며, 포 또한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수련인지 장난인지 모를 훈련을 거듭한다. 이 와중, 한때 시푸의 수제자였지만 과도한 욕망으로 일을 그르치고 삼엄한 감옥에 갇혀있던 타이렁(이언 맥셰인)이 탈옥해 제이드 궁전으로 향한다. 용의 전사에게만 부여되는 용문서를 탈취하고 강호의 최고수로 인정받으려는 것이다. 먹는 것 외에는 몸을 놀릴 생각조차 잘 않는 포는 자신의 강점을 살려서 용의 전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100자평

할리우드, 그 중에서도 애니메이션에게 있어 상상력의 고갈이란 있을 수 없다. 육해공의 모든 동식물을 섭렵하고 동서양의 역사와 전설과 동화를 두루 훑은 이들은 이제 실사영화와 스스로를 돌아본다. 그러면서도 모든 이의 고개를 끄덕일만한 뭉클한 성장담은 빠지지 않고, 애니메이션만이 가능한 액션시퀀스는 매번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안정감은 변함없다. <슈렉>의 빛나는 재기, 각종 동물 주인공 애니메이션으로 갈고닦은 기막힌 캐릭터 묘사력, 애니메이션 고유의 슬랩스틱과 실사 액션영화 만의 아찔한 정교함을 기막힌 비율로 배합한 포의 수련 및 타이렁과의 대결 장면… 뻔한 쿵푸영화 혹은 그렇고 그런 동물만화가 아니다. 아니, 그런 쿵푸영화에 동물만화일 수는 있지만, 우리의 상상보다 귀엽고, 흥겹고, 또 살갑다. 무엇보다, 새삼스레 즐겁다.
오정연 <씨네21> 기자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전략은 허를 찌른다. 기발하고 참신하지만 어린이 관객의 눈높이에 초점을 맞추는 픽사와 달리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슈렉> <샤크> <치킨런>처럼 성인 관객까지 포괄하는 작품을 근사하게 만들어왔다. 비슷한 맥락 위에 서 있는 <쿵푸팬더>는 드림웍스의 전작들이 그랬듯 다양한 영화적 요소를 차용하는데, 이번의 주재료는 무술영화다. 그것도 쿵푸 고수가 되려는 팬더를 내세워 온갖 쿵푸의 세계를 펼쳐놓는다. 만약 <쿵푸팬더>가 참고한 영화가 있다면, 그건 <취권>이나 <쿵푸허슬>같은 코믹 무술영화 뿐이 아닐 것이다. 무술에 젬병인 포가 스승과 동료,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알게 되면서 숨어있던 능력을 발견하는 과정은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의 1편과 유사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긴 말 필요없다. 포가 <스타워즈>의 요다처럼 생긴 스승 시푸와 함께 수련하는 시퀀스만 본다 해도 만족감은 충분할 테니.
문석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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