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6월2일(월) 오후 2시
장소 서울 극장
개봉 6월19일
이 영화
형사 강철중이 6년만에 돌아왔다. 여전히 강동서 강력반에서 사고뭉치로 군림하고 있는 강철중(설경구)은 이제 생활고에 허덕이고 있다. 집 전세금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은행 대출까지 막힌 데다 외제승용차를 몰고다니는 산수(이문식)를 만나고 나니 일할 의욕이 뚝 떨어진 강철중은 경찰을 그만두겠다며 뗑깡을 부린다. 하지만 범죄의 세계는 그를 가만 놓아두지 않는다. 한 도축업자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데 이어 그 도축업자를 살해한 고등학생 또한 교실에서 시체로 발견된 것. 그 배후에는 이원술(정재영)이 이끄는 조직폭력집단 거성이 존재한다. 고등학생들을 조직원으로 양성하면서 세를 넓히고 있는 거성을 타깃으로 삼은 강철중은 강력반으로 복귀해 엄 반장(강신일) 등과 함께 이들을 추적한다.
말말말
“여러분들이 이 영화에 대한 기사를 쓰고 난 뒤에 한국영화계에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설경구
“공공의 새로운 적으로 출연했는데 공공의 적은 미워해도 인간적으로 저 정재영은… 예뻐해주셨으면 합니다.” -정재영
“작년 연말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걱정을 했습니다. 감독님께는 (이 영화에서) 빠졌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픈 몸으로 팀원들에게 걱정끼쳐드리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렸는데, 감독님이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나머지 분량부터 찍을테니까 언제든 몸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편히 쉬라’고 말씀하셔서 너무 기쁜 마음으로 출연했습니다.” -강신일
“이번에도 여주인공이 없는 영화를 찍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꼭 좀 여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를 찍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강우석 감독
100자평
<강철중>의 핵심은 타이틀롤 강철중이 아니라 ‘공공의 적’이다. 학생들에게 폭력을 가르치는 ‘깡패 대량생산 시스템’을 통해 권력을 키워가는 이원술은 영화가 전개되면서 초반의 비열한 놈 이미지에서 서서히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강철중이 예의 주먹과 욕설로 수사를 하며 빙빙 맴돌고 있을 때 이원술은 놀라운 프로의식과 연민을 자아내는 화술로 점수를 딴다. ‘절대악’으로 상정됐던 1, 2편의 악당과 달리 그는 강철중보다 입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며, 이로 인해 돌머리 형사와 공공의 적 사이의 대결은 팽팽해진다. <강철중>이 얻은 것은 이 팽팽한 긴장감에서 뻗어나가는 드라마다. 얻은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강철중>이 잃은 것은 당연하게 강철중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이다. 무대뽀이고 안하무인이며 무책임하기까지 했던 강철중은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나름의 사고 능력을 얻었다. 선과 악의 축에서 차라리 악을 처단하는 차악이었던 강철중은 이제 완연히 선의 진영으로 넘어와 간간이 일정한 주장까지 펼친다. 6년이라는 시간이 그를 그렇게 변화시켰다면 차라리 세월을 원망해야할지도 모른다.
문석 <씨네21> 기자강동서 강력반 형사 강철중이 돌아왔다. 인디아나 존스도 돌아오는 마당이라 돌아온 게 새삼 뉴스가 될 건 아니지만, 한국영화 캐릭터의 저력을 확인하는 장이라고 생각하면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이번에도 강철중은 머리보다는 몸으로 뛰고, 수갑보다 주먹이 앞선 수사를 진행한다. 강철중의 일명 은퇴사건은 별개로 보이는 2건의 살인이 사실은 연결돼 있고 그 배후에는 대기업으로 위장한 폭력조직이 숨어있는 것. 여기에 10년을 일해도 전세 보증금 마련하기 힘든 이 나라 국민들의 서러운 삶을 녹여보려고 한 것 같으나, 강철중의 꼬장 레퍼토리의 하나일 뿐 절실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문식, 유해진, 강신일 등 전편들의 익숙한 얼굴들도 다시 등장하지만 시리즈에 대한 충성도를 확인하는 역할에 머물 뿐 전편만큼 웃기지는 않다. 오히려 새 얼굴이자 악역인 정재영이 영화를 살린다. 과거에 <공공의 적> 시리즈를 사랑했던 팬이었다면 호응할 만한, 그러나 러닝타임은 꽤 길게 느껴지는 영화다.
안현진 <씨네21> 기자메시지는 명확하고, 방식은 직접적이다. <강철중>은 강우석 감독의 새 영화답게 단선적인 이야기를 에두르지 않고 강하게 표출한다. 다만 전편과 달리 학교가 주요 무대 중 하나로 등장해 17세 고교생의 교육이랄지, 깡패와 경찰은 한끝 차이라는 교훈이 추가됐다. 드라마나, 코미디나 전체적으론 무난하지만 각각 사건의 연결과 캐릭터 구성은 좀 아쉽다. 전편에 기대 강하게 밀어부치기만 한 강철중은 이제 별 매력이 없어 보이고, 이원술이 규정해야 할 ‘진짜 나쁜놈’, ‘악 중의 악’도 그 존재가 미미하다. 과하게 힘이 들어간 코미디 장면들이 매번 적시타를 날려주지 못하는 것도 실망의 한 요소다.
정재혁 <씨네21> 기자